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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2-15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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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과점식 ‘이자장사’로 돈잔치 안돼”…정부, 5대은행 과점 깨고 ‘완전경쟁’ 유도
내용

 

입력2023.02.15. 오전 6:25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금감원장, ‘돈잔치’ 논란에 ‘은행 과점 완화’ 검토 지시

尹, "은행 ‘돈 잔치’로 국민 위화감 생기지 않게 하라" 지시

5대 은행, 예금·대출 시장 점유율 60~70%대…‘그들만의 리그’


금융감독원이 최근 논란이 커진 은행의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와 관련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서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 등과 관련해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금감원 임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복현 원장은 14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여·수신 등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수신 시장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워낙 높다 보니 가격 책정 시 과점적인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5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도 들어와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이슈 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 경쟁을 해야 효율적인 가격이 가능하며 예금과 대출 또한 완전 경쟁이 되면 마진이 줄게 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제도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이 모두 1조3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이자 장사’, ‘돈 잔치’ 비난이 커지는 것은 결국 이들 은행 과점 체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완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산업간 경쟁 촉진이 필요해 은행 신설을 유도했는데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사례처럼 경쟁이 촉진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경제적 편익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2019년 제1금융권인 전체 18개 은행의 원화 예수금 현황을 보면 5대 은행의 점유율이 77%에 달했다. 이들 은행은 예금 시장에서 각각 15~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의 원화대출금 또한 5대 은행의 점유율이 67%로 사실상 5대 은행이 예금, 대출 시장에서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박세영 기자(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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