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2.17. 오전 8:06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16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SEC가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권 대표는 투자자를 상대로 계획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SEC는 “권 대표가 2018년 4월부터 상호 연결된 디지털 자산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모금했으며, 이 중 다수는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 뉴스1
권 대표는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테라와 루나는 권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다.
테라는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세계 10위 안팎까지 상승한 뒤 작년 5월 중순쯤 일주일 만에 가격이 99.99% 폭락했다. 당시 증발한 테라·루나의 시가총액은 50조 원에 달한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그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그는 세르비아에 주소지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권 대표는 “나는 절대 숨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도주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투자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권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최근 권 대표 신병 확보를 요청하기 위해 세르비아에 다녀왔다.
정미하 기자 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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