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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3-17 10: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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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범기업 참여는 ‘침묵’…한·일 재계 ‘미래 파트너십 기금’ 개문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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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3.16. 오후 9:12

 

전경련·게이단렌, 10억원씩 출연
일본 측 호응 조치 의문 여전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 회장이 16일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미래 파트너십 기금’ 설립을 발표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16일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해 고령화·에너지 안보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세대의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배상소송의 당사자인 피고 일본기업들의 기금 참여조차 불투명한 상태에서 ‘미래세대 교류’만 강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이날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선언’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한국은 일본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폭넓은 분야에 걸쳐 교류를 심화하고 함께 협력하며 큰 발전을 이루어온 필수 불가결한 파트너”라고 선언했다.

두 단체는 각각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전경련)과 ‘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게이단렌)을 창설키로 했다. 지난 6일 한국 정부의 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기금 조성을 검토해 합의에 도달했다. 기금은 두 단체 각각 10억원씩 총 20억원을 출연해 시작한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이 기금을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상 및 협력 방안에 대한 연구와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의 해결을 위한 사업 실시, 미래를 담당할 젊은 인재 교류의 촉진 등 양국 관계를 한층 더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제 강제징용 배상소송 피고 일본기업들은 기금 참여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피고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은 “두 단체가 조성키로 한 기금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겠다”는 원론적인 견해만 내놓은 상태다. 게다가 한·일 양국 정부는 빠진 채 민간인 두 경제단체가 앞장선 모양새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 기업이 기금 조성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개별 기업이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전경련과 게이단렌이 출연해서 일단 시작한다”고 답변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도 “미쓰비시중공업이라든가 일본제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대학생·청년단체들은 두 단체가 조성키로 한 기금에 대해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89개 대학생·청년단체가 이름을 올린 ‘2015 한·일 합의 파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를 포기한 매국적 결단이자 청년 모욕”이라고 밝혔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편집인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