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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5-26 12: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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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남미부터 아랍, 아시아까지… 부상하는 위안화, 확대되는 ‘탈달러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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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미부터 아랍, 아시아까지… 부상하는 위안화, 확대되는 ‘탈달러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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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5.25. 오후 6:17   수정2023.05.25. 오후 8:39

 

로이터연합뉴스

‘탈달러화’ 흐름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결제 시스템에서 퇴출당한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지역과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아랍권, 여기에 새로운 냉전구도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까지 세계 곳곳에 중국 위안화가 스며들고 있다.

아직까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은 건재하다고 하나 미국의 급속한 금리 인상과 반복되는 정부 부채한도 상향 논란, 서방과 중·러 간 대립 구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위험을 ‘헤지’하려는 각국의 계산이 맞물리면서 곳간에 달러 대신 위안화를 채워넣으려는 이 같은 ‘탈달러화’ 바람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아랍, 아시아까지…‘탈달러’ 바람 가속화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심각한 외환보유고 문제에 직면해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조만간 중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확장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양국은 지난 1월 1300억위안(약 24조원) 규모 통화스와프 중 350억 위안(6조5000억원)을 아르헨티나 외환 안정화 정책에 쓰기 위해 발동했다. 이를 통해 아르헨티나는 부채 상환 조건을 재조정하지 않고도 외환보유고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던 IMF와의 협의 사항을 어느 정도 준수할 수 있게 됐다.

유동성을 확보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당장 달러로 막아야 했던 외채 상환에도 숨통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위안화로 바꾸면서, 빚을 갚을 달러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는 달러 대신 위안화가 쌓이게 된다.

달러 부족으로 신음하는 아르헨티나는 아예 보유 외환에 위안화 비율을 점점 늘릴 태세다. 세르히오 마사 경제 장관과 미겔 앙헬 페스세 중앙은행 총재는 오는 28일부터 5일 동안 중국을 방문해 사전 한도 없는 스와프 금액 범위를 100억 달러(약 13조원) 정도까지 약 2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럴드가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보다 먼저 위안화 거래 확대의 포문을 연 중남미 국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지난 3월 중국과의 무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남미 지역은 내수 기반이 열악해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달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남미 전체 경제 규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위안화 거래 비중 확대에 나서면서 다른 국가들로도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중국에 판매한 석유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받는 것을 고려 중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레바논 정보업체 ‘택티컬 리포트’를 인용해 사우디와 이집트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면서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된 러시아는 탈달러화 흐름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러시아의 역외 위안화 사용은 2020년 0.26% 미만이었으나, 지난 1월 기준 2.57%로 급증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 대기업 가즈프롬은 지난해 9월 중국석유공사와 러시아가 중국에 공급하는 가스 대금을 루블과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쟁 전까지만 해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러시아의 위안화 예금은 지난 1월 현재 러시아 총 예금의 11%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탈달러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러시아가 자국에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상환하기로 했고, 파키스탄도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는데 위안화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라크는 지난 2월 민간 부문 수입금을 위안화로 지불하도록 허용했다. 태국도 중국 인민은행과 양국 간 무역 시 위안화와 바트화 결제를 확대하는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위안화의 진격, ‘기축통화’ 달러 지위 흔들리지 않는다지만…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의 해외 무역 위안화 결제 규모는 40% 가까이 급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대외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48%를 차지해 달러 결제(47%)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체 글로벌 무역 금융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5%에서 지난 3월 4.5%까지 뛰어올랐다.

물론 이 같은 위안화의 진격에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는 앞으로도 한동안 흔들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현재 국제 외환시장 거래량의 88%는 달러로 이뤄지고 있다. 기축통화가 되려면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다 투명하고 신뢰할만한 자본시장도 필수적이다. 위안화는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과 자본통제가 장애물이다. 금융시장과 재정도 투명하지 않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준비통화에서 달러의 비중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5년 66%였던 달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58%까지 주저 앉았다. 미국의 급속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예전같지 않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신뢰도, 반복되는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논란, 그리고 미국 등 서방과 중·러 간 대립 구도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자국우선주의 확대 속에서 달러의 위상은 앞으로 점점 더 예전같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은행 UBS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투자 관리 책임자인 아드린 취르허는 위안화의 약진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서구 외에 다른 세계가 있고 우리는 미국도, 미국의 달러도 필요하지 않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중국의 메시지가 세계 일부 지역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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