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7.16. 오후 9:30
국내 금융기관들이 4년 전 홍콩의 한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에 빌려준 28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대부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미래에셋 본사 전경. /미래에셋증권 제공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할 예정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중순위(메자닌)로 해당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800억원을 대출해줬다.
미래에셋증권은 직접 투자금 300억원을 제외한 2500억원어치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에 셀다운(재매각)했다. 펀드 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보증을 섰던 건물주 골딘파이낸셜홀딩스의 최대주주 판수통 회장이 파산하고 금리 인상 등으로 빌딩 가격이 급락하면서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빌딩을 매각해 이들은 원금을 회수했다. 반면 중순위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투자액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미래에셋은 손실을 줄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해당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채권의 원리금 회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귀환 기자 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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