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7.17. 오전 10:21 수정2023.07.17. 오전 10:22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한 냉동 삼계탕 제품으로 만든 삼계탕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삼계탕이 서민 보양식이라는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외식 삼계탕 가격이 2만원 시대가 사실상 도래했기 때문이다.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재료값이 지난해 비교해 약 1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만들어먹는 삼계탕도 지난해 대비 11.2%↑”
한국물가정보는 17일 삼계탕 재료 7개 품목 가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업체는 “4인 가구(3만4860원)가 재료를 구입해 만들어 먹어도 1인분에 약 8720원이라며 지난해(3만1340원)와 비교했을 때 약 11.2%,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는 42.9%가 오른 셈”이라고 밝혔다.
한국물가정보의 분석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삼계탕을 만들어먹을 때 가장 비중이 큰 것은 1만9200원인 4마리(2㎏) 영계다. 전체 재료비의 55%가 들어간다. [한국물가정보 제공]
이어 “재료 중 재고량이 감소한 밤과 이른 장마로 생육환경이 나빠진 대파 가격이 올랐고, 한 봉지씩 간편하게 포장된 육수용 약재는 공산품인 만큼 재료비·인건비·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정간편식 삼계탕 제품들 [풀무원식품 제공]
육수용 약재 50% 올라…“인건비·물류비 상승 탓”
한국물가정보의 분석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삼계탕을 만들어먹을 때 가장 비중이 큰 것은 1만9200원인 4마리(2㎏) 영계로, 전체 재료비의 55%가 들어간다. 영계 가격은 지난해 대비 6.7% 올랐다. 결국 삼계탕 재료비의 상승을 이끈 것은 주로 육수용 약재와 수삼, 밤, 대파 등의 재료로 보인다.
실제 ▷육수용 약재(2봉·200g) 6000원 ▷수삼(4뿌리) 5000원 ▷찹쌀(4컵·800g) 2400원 ▷대파 2대(300g) 1200원 ▷마늘(20알·50g) 500원 ▷밤 4알(50g) 560원으로 각각 가격이 조사됐다. 육수용 약재 값의 경우 2019~2022년 동안 가격이 동일했다가, 올해에만 50% 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밤과 대파도 각각 27.3%, 20% 오른 상황이다.
외식 물가와 집에서 해 먹는 삼계탕 원재료 가격 모두 오른 탓에 한 마리 당 1만~1만2000원 안팎인 가정간편식 삼계탕의 인기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조리와 장 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여러 개를 구입할 경우 가격이 외식 삼계탕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한국물가정보 제공]
‘1만원 안팎’ 삼계탕 가정간편식 인기…매출 3배 뛴 제품도
풀무원식품은 삼계탕을 포함한 추어탕, 갈비탕 등 ‘반듯한식’ 보양식 제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한 상태다. 매출 증가를 이끈 ‘산삼배양근 삼계탕’ 제품의 경우 5월에만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0%(3배) 증가하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푸드의 가정간편식 삼계탕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올반 ‘영양삼계탕’과 ‘삼계탕 情(정)’ 등 삼계탕 간편식 2종의 올해 1분기(1~3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닭값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삼계탕 간편식을 찾는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올반 삼계탕의 올해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87% 늘려 긴급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김희량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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