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새마을금고 직원 A씨와 건설업자 B씨 구속
보유했던 200억대 땅보다 3배 높은 금액 대출해줘

지난 7월6일 오전 '600억원대 부실대출 사태' 소식을 들은 예금주들이 경기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호평지점에 몰려든 모습. 2023.07.06./뉴스1 양희문 기자

(남양주=뉴스1) 이상휼 양희문 기자 = 지난 7월 남양주 지역민들의 뱅크런(대량인출사태) 공포를 야기했던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호평지점의 600억원대 부실대출 사건은 결국 대출담당 직원의 비리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해당 새마을금고 대출담당 직원이었던 A씨가 건설업자 B씨와 사전에 공모하고, 건설업자가 담보로 가진 부동산보다 3배 많은 돈을 대출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B씨로부터 향응 등을 제공 받고 대출금액에 대한 대가성 금품을 받기로 했는지 등을 캐고 있다.

이들은 구속됐지만 결과적으로 새마을금고 시스템이 A씨의 비리를 사전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지난 18일 전 새마을금고 직원 A씨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와 함께 건설업자 B씨를 특정경제 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2019년부터 2023년 2월까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앞서 현장답사 등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건설업자 B씨에게 600억원 규모의 부실대출을 한 혐의다. 이는 B씨가 담보로 갖고 있던 땅값(2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B씨는 가평지역 전원주택단지 개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서류를 조작하며 돈을 빌렸다. A씨는 서류 위조 여부와 공사현장 확인 후 대출금을 지급해야함에도 이 과정을 생략했다.

이후 해당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대출채권은 휴지조각이 됐고, 해당 새마을금고는 4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어 인근 금고로 흡수 합병됐다. 또한 A씨는 면직 처리됐다. 

경찰은 이 사건이 단순 부실대출이 아니라 A씨와 B씨가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해당 새마을금고의 부실대출로 대출채권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예금주들이 몰려들며 뱅크런 조짐이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