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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16 1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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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억에 산 집, 지금은 고작 8억 ‘날벼락’…바닥에 사서 꼭지에 팔려면
내용

입력2023.11.16. 오전 11:23  수정2023.11.16. 오전 11:30

 

부동산 시장에 다시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꼭지일까요? 바닥일까요?

 

지난해 초,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 뉴타운에 위치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신축 아파트 30평대(전용84㎡)를 매수한 직장인 A씨는 1년 가까이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매수 당시, 불과 1년전(2021년)만해도 13억~14억원하던 곳이었습니다.

급매가 나왔다는 공인중개사의 추천을 받아 12억원대에 덜컥 매수했는데, 몇개월뒤부터 뉴스에는 ‘급락’ ‘하락’ ‘금리공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집값이 무섭기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11억, 10억, 9억, 8억까지 실거래되는 것을 볼때마다 A씨는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는 자책에 시달렸습니다. 무섭게 급락하던 서울 아파트는 올해 상반기부터 반등을 시작했고, A씨의 단지는 전고점 대비 80%까지는 가격이 올랐습니다.

A씨는 “다행히 지금은 내가 산 가격과 거의 비슷하게 올라와서 마음이 덜 괴롭지만 작년에는 ‘내가 꼭지에 물린 사람’이라는 사실을 참기 어려웠다. 또한 그 집을 나에게 판 집주인은 얼마나 운이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했습니다.

 

침체 오기 전 꼭지에서 판 사람은 몇 명일까

 

맞습니다. 부동산은 타이밍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이 어려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현재 위치가 바닥인지, 어깨인지는 지나고나야 알 수 있기때문이죠.

한국부동산원 전국아파트 실거래지수를 보면, 꼭지는 2021년 10월(144.3)이었습니다. 무섭게 상승하던 아파트값은 2021년에도 활활 타올랐습니다. 다들 ‘이거, 집값이 너무 높은데’ 하면서도 호가는 오히려 올랐고 거래가 됐습니다. 물론 거래량이 줄기는 했지만, 호가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높은 열기는 2022년 5월(140.5)까지 이어졌습니다. 미국발 급격한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6월부터 시장에 공포의 분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22년 6월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실거래지수는 7월 136, 8월 133.1, 9월 130.2로 떨어지더니 10월에는 125.8로 큰 폭으로 내려앉았고, 11월 120.8, 2023년 1월에는 116.7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실거래 지수가 큰폭으로 내려앉은 2022년 10월~ 2023년 1월에 엄청난 급급매가 거래됐다는 뜻입니다. 실거래지수는 실거래된것만을 지수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 바닥을 찍은 부동산은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특례보금자리론)로 반등해 지금은 120대 지수로, 이는 2021년 초입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 아파트실거래지수를 보면, 2022년11월~2023년3월이 바닥 구간입니다.

 

결국 돌이켜보니, 부동산 꼭지는 2021년하반기~2022년 상반기였고,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완전 끊기고 실거래가 뚝뚝 떨어지는 하락기가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무섭게 떨어지던 가격은 올해 1~2월 바닥을 찍고 상반기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침체기가 오기전에 집을 판 사람들은 몇명이고 침체기가 오는 길목에 집을 산 사람, 즉 꼭지에 물린 사람은 몇명일까요.

이달에 발표된 ‘2022년 주택소유통계’에 답이 나와있습니다. 2021년 11월1일 기준 무주택자였다가, 2022년 11월1일 유주택자가 된사람은 68.6만명이나 됩니다.

반면 2021년 11월1일 기준 유주택자였다가, 2022년 11월1일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37.3만명입니다. 게다가 2건 이상 소유자에서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1.5만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2022년 11월1일 기준 무주택자라는 것은 소유권 이전이 넘어간 상태일 것이므로 2022년 상반기나 늦어도6~7월쯤 판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통 계약부터 잔금까지 3개월, 길게잡으면 6개월정도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2022년 11월1일 기준, 무주택자가 된 37만3000명은 침체가 본격화하기전, 꼭지에서 팔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 중 1만5000명은 2채 이상 주택을 다 처분한 사람들이라고 볼수 있고요.

반면 2022년 11월1일 기준 유주택자가 된 68만6000명은 ‘꼭지에 산’ 영끌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를땐 욕심을 버리고, 하락땐 공포를 이기기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입니다. 지난해 집을 처분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에 집을 판 것일까요.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서, 아니면 본격화하는 금리인상에 대비하기 위해서 등 판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여하튼 집값이 수직낙하하기전에 주택을 털고 현금을 쥔 것만은 분명합니다.

2022년 초,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14억원대 처분한 직장인 김모씨는 “집은 팔릴때 팔아야한다는 부모님 조언을 듣고 팔았다”고 했습니다. 2021년부터 집을 내놨지만 호가만 높고 실제 집을 보러오는 손님은 적었습니다. “이러다 집 못 팔겠다”고 생각한 김씨는 직전 신고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이지만 눈 딱 감고 팔았습니다. 김씨는 “솔직히 팔때는 아까웠지만 이후 집값 떨어지는것 보니까 그때 욕심부렸다면 계속 집 못 팔았을 것”이라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2000년대 버블세븐때 집값 확 오르다가 더 오를거라고 갖고있다가 버블 꺼지고 나서 집 안팔려서 십년 가까이 고생하는거 보면서, 팔릴때 팔자는 생각에 팔았어요. 집은 팔수 있을때 팔아야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바닥에 사서, 꼭지에 팔고 싶은게 우리 모두의 마음입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리가 너무 꼭지에 팔려고 하지 말고, 너무 바닥에 사려고 욕심내지 말자. 내가 집을 팔려고 할때 살사람도 얻을게(시세차익)있어야지 하는것 아니냐. 무릎에 사서 어깨쯤 파세요. 머리에서 팔려고 하다가 타이밍 놓쳐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

상승장때는 욕심을 버리고, 하락장때는 공포를 이기기.

간단한 말인데 실천은 어려운것 같습니다. 2023년 11월, 지금 부동산 시장은 바닥일까요, 꼭지일까요. 부동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이메일뉴스레터 매부리레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구독할 수 있어요.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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