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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27 10: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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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내년도 부동산 냉각 조짐인데... 건설주 사는 외국인, 왜?
내용

입력2023.11.27. 오전 10:01

 

한 달새 42% 급등한 HDC현대산업개발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과 외국인·기관 매수세 작용< br>”경기 둔화에 건설업황 회복은 아직”
”해외 사업 성과는 기대 요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건설주가 반등했다. 특히 HDC산업개발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40% 급등했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건설주 흐름에 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던 데 대한 일시적 회복일 뿐 부동산 경기와 건설업황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과 자체 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면 깜짝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단 분석도 있다.

그래픽=정서희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HDC현대산업개발주가는 전일보다 350원(2.38%) 오른 1만5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최근 한 달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41.90% 올랐다. 다른 건설주도 모두 올랐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19.7%, 대우건설은 12.09%, 현대건설은 7.18% 올랐다. 한 달 동안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 상승률은 7.48%였다.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가장 상승 폭이 컸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나타났었다. 최근 한 달간 바뀌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HDC산업개발을 각각 235억7900만원어치, 78억44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대로 개인은 319억2200만원어치를 팔았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이 건설주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 이후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황은 금리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주택이 잘 팔리지 않게 된다. 금리 인하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호재인 셈이다.

여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은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6월 광주 학동 빌딩과 2022년 1월 광주 화정동 아파트에서 7개월 새 붕괴 사고가 두 번 발생해 주가가 3만2000원대에서 9000원대까지 떨어졌었다. 낙폭 과대 인식이 있다는 점이 최근 급반등한 또 다른 이유이지만, 반대로 보면 아직 건축물 붕괴 사고와 관련한 법적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점이 변수다.

증권가에선 최근 건설주들의 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주택 업황이 곧 살아날 것이란 신호가 감지돼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급락한 건 미국의 CPI 상승률이 하락했기 때문인데, 소비 심리 악화는 곧 업황이 불경기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과 자체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한다. 현대건설은 올해 6월 사우다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6조5000억원 규모 석유화학단지 설비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 올해 리비아 및 나이지리아와 공사 계약을 맺은 대우건설은 이달 전략기획본부 산하 해외사업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체제로 조정하면서 해외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 착공이 호재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자체 사업 수주 규모가 10조4000억원으로 적지 않다”며 “서울과 수도권 사업 비중이 70%인 점이 긍정적이고, 광운대 역세권과 용산 철도병원 부지 등 2017~2019년에 이미 매입한 부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내다봤다.

 

소가윤 기자 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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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