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신규·증대 승인 신청건부터 적용

서울 시내 우리은행에서 시민이 상담을 하고 있다. 2023.5.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우리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취급 요건을 강화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선제적인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주담대·전세대 취급 기준을 높였다.

우선 주담대(주거용 오피스텔 담보 포함) 취급 기준을 변경한다. 주요 적용 내용은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 제한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 제한 등이다.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 제한의 경우 대출 한도가 최대 2억원으로 축소된다. 지난 2월 다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를 위해 한도가 폐지됐으나, 직전 기준으로 돌린 것이다.

MCI·MCG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출자는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담보인정비율(LTV)만큼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해당 조치에 나설 경우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000만원 안팎의 한도 축소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은행들은 추산하고 있다.

전세대출은 소유권 이전 조건부 취급이 불가하도록 했으며, 선순위 근저당권 말소 또는 감액, 신탁등기 말소 조건부 취급도 중단했다. 쉽게 말해 매매와 전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에 대해 대출을 중단한다는 의미다.

대상 상품은 우리전세론(주택보증/서울보증/전세금안심), 우리 청년맞춤형 전·월세자금대출 등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조치이며, 언제까지 적용할지는 아직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조치는 월 대출 증가율까지 조정을 주문했던 과거 '총량 규제' 도입 초기 형태와 유사하다. 자체적인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은 정부의 연이은 대책 마련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우리은행만 해당 조치를 적용했지만 주요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지난 23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25조1707억원으로 지난달(521조2264억원) 대비 3조9443억원 늘었다. 증가세가 월말까지 유지된다면 연내 최고 증가폭(10월 3조3676억원)은 물론 2021년 9월 4조27억원 이후 처음으로 4조원도 넘어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