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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4-03-21 12: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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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내꿈은 행운 당첨”…최고 실업률에 복권구매자 10명 중 8명이 청년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내꿈은 행운 당첨”…최고 실업률에 복권구매자 10명 중 8명이 청년
내용

입력2024.03.21. 오전 10:42  수정2024.03.21. 오전 10:58

 

중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복권 게임 매출 106조원 최대
구매자 80%가 18~34세 청년층

복권 판매점도 ‘힙한’ 분위기 조성
카페 겸하는 등 청년층 끌어들여

 

중국 청년들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지난해 중국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청년들의 복권 구매량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제로코로나 폐기 이후에도 경기 회복 부진으로 취업난이 지속되자 경제적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복권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재정부 통계를 인용, 중국 정부에서 승인한 복권 게임의 매출은 지난해에 5800억 위안(약 10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구매 직후 즉시 당첨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스크래치 복권 판매량 또한 지난해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복권 구매자 대다수는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 조사업체 몹데이터(Mob Data)에 따르면 2020년에는 절반이 조금 넘었던 18~34세 복권 구매자 비중이 현재 5분의 4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런 복권 구매 패턴은 과거에 비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블루칼라 근로자를 비롯한 저소득층이 여유 자금을 이용해 주로 복권을 구매했다. 반면 지금은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 거주 청년층이 복권의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청년층의 복권 구매 증가는 중국이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19 봉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6월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잠정적으로 청년실업률 통계 발표를 중단하기도 했다.

유라시아 그룹 도미닉 치우 수석 애널리스트는 “점점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경제 환경과 취업 시장 때문에 사람들은 복권과 같은 것에 의지해 재산과 성공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중국통신대학교 1학년 영화과 학생인 우제하오(18세)는 “휴가 기간에 100위안에 당첨된 이후 매일 30위안을 복권에 쓰고 있다”며 “일해서 부자가 되는 것보다 복권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블룸버그에게 말했다.

복권 판매점들도 과거의 단조로운 분위기를 버리고 ‘힙한’ 분위기를 조성해 청년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중국 남서부 충칭에 있는 한 복권 가게의 간판은 청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트렌디한 문구나 은어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이 가게는 “언젠가 꿈이 이루어질지 누가 알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카페처럼 세련된 외부 좌석과 함께 “단순한 복권 가게 그 이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젊은 층이 애용하는 카페와 복권을 결합한 형태도 눈길을 끈다. 남서부 윈난성의 주도 쿤밍에 있는 또 다른 ‘로또 커피’ 매장은 커피를 구매할 때마다 스크래치 복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복권점은 “행운이 깃든 커피 한 잔”이라는 중의적인 문구를 내걸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복권 가게들이 과거 단조로운 매장 분위기를 버리고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슬로건을 내건 ‘힙스터들의 아지트’로 재탄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재범 기자(jbha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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