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투자해 건설항 페루 창카이항의 그래픽 이미지. 코스코쉬핑
중국이 미대륙 진출의 교두보가 될 페루 창카이항 독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미국은 군사적 용도로 전환될 우려가 있다며 중국이 운영권을 가져가는 데 반대해왔다.
미국 블룸버거통신은 26일 창카이항 개발에 돈을 댔다는 이유로 독점 운영권을 갖는 건 부당하다면서 페루 정부 소속 공공기관이 제기한 소송이 취하돼 중국 국유기업인 코스코쉬핑의 항만 독점 운영권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전했다.
페루 국립항만청은 2016년 코스코쉬핑에 독점 운영권을 주는 조건으로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 자금 36억 달러(약 5조원)를 지원받아 창카이항을 건설했다. 페루의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감독 기관인 오시트란은 국립항만청에 그럴 법적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4일 법원에 이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후안 카를로스 파즈 국립항만청장은 “중국의 독점운영권은 이제 팩트이고 소송 문제는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28일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소송 취하가 경제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중국에 주는 선물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페루를 방문해 창카이항 개항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72㎞ 떨어진 창카이항이 페루뿐만 아니라 에콰도르,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에서 중국을 오가는 상품의 주요 연결 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우려한다. 로라 리처드슨 미 남부군 사령관은 지난 3월 14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창카이항이 미국의 이익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