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 쓰홍현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배구공을 만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하반기 경제 전망에 적신호가 커졌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18일 미국 CN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 국제무역 및 경제학 교수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중국 경제의) 최근 데이터에서 좋은 소식은 많지 않고 이는 지난 몇 달간 패턴과 같다”면서 “부동산 가격 등 장기 문제와 민간투자·가계소비 같은 국내수요 관련 단기 문제들에서 제대로 해결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선 “빨간불이 켜졌거나 빨간색에 매우 가깝다”고 경고했다.
프라사드는 경기 부양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시행하는 데 중국 정부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잘 버텨왔던 중국의 생산 측면도 약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중국 경제가 매우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다고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버브라이트증권 인터내셔널의 수석 전략가인 던컨 리글리는 “중국 주택시장 침체의 큰 규모를 감안할 때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체계적 금융 위기가 없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중국 정부가 금융 부문을 보호하고 더 큰 위기를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느리고 고통스럽고 힘든 조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중화권 수석 경제학자이자 아시아 경제 책임자인 헬렌 차오는 “일자리 안정과 소득 증가가 소비 지출의 주요 원동력이지만, 중국에선 두 가지가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명보는 17일 BOA가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스위스 UBS그룹은 4.9%에서 4.6%로 각각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4.9%에서 4.7%, 시티그룹은 4.8%에서 4.7%, 모건스탠리는 4.8%에서 4.6%로 각각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골드만 삭스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5% 안팎)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수요 측면에서 더 많은 완화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4일 전년 동기 대비 8월 소매판매가 2.1%, 산업생산은 4.5%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 증가폭은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2.5%와 전달의 2.7%보다 낮았다. 산업생산도 로이터의 전망치인 4.8%를 밑돌았고 전달의 5.1%에 비해서도 증가세가 둔화했다. 8월 실업률은 5.3%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높아졌다. 1∼8월 전체로는 5.2%를 기록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지만, 부동산 개발투자는 10.2%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통계국은 “8월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면서도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국내 유효수요는 여전히 부족하다. 경제가 반등세를 이어가지만,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