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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3-08 15: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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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알리'에 친절한 CJ제일제당, 韓 이마트·롯데보다 햇반 싸게 팔아…'중국과 손잡았냐' 비난
내용

 입력2024.03.08. 오후 3:20  수정2024.03.08. 오후 3:35

 

CJ제일제당이 알리에 입점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중국 알리 익스프레스에 입점하면서 가격을 대폭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자본에 넘어갔냐', '가격 정책에 차별을 둔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8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전날 알리 애플리케이션 첫 화면에 햇반 런칭 이벤트 팝업 광고를 띄우며 알리에 입점했다. 8~10일 진행하는 프로모션 행사에서 햇반(210gx24개) 24개 1박스를 기존 4만4천400원에서 1만9천800원으로 50% 이상 싸게 판매한다.

이외에도 비비고 만두 세트(200gx4개)는 2만2천820원에, 비비고 사골곰탕 500G(18개) 상품도 1만4천760원에 판매한다. 이밖에 햇반 현미밥(130gx24개)를 2만3천736원에, 고메 소바바치킨 소이허니 순살(375gx4개)을 2만7천670원에 내놨다.

알리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CJ제품들은 이마트, 롯데마트,네이버 등 국내 유통업체와 쇼핑몰과 비교해 훨씬 싼 상황이다. 햇반(210gx24개)은 현재 이마트에서 2만6천970원, 롯데마트에선 2만5천900원에 팔고 팔고 있다. 네이버 CJ제일제당 직영몰(2만4천900원)보다 싸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가격보다 24~27%가량 싼 것이다. 사골곰탕 제품도 다른 이커머스 쇼핑몰 등에선 1만5천~1만8천원대 가격에 팔리고, 만두 제품들도 시중보다 저렴하다.

CJ의 알리 입점을 두고 유통가에서는 쿠팡 납품 중단 이후 햇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중국 직구 규모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위 업체로 뽑힌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의 지난 2월 사용자 수는 역대 최대치인 818만명을 기록했다. 1년 전 355만명과 비교해 130%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CJ 입장에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매출을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한국 업체들 상대로 수수료도 제로를 선포하는 등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굳이 중국의 알리를 통한 식품 배송을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알리 익스프레스가 국내 대다수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토종 유통업체의 햇반이나 비비고 만두 등 상품을 할인해 판매하지 않고, 논란이 거세지는 알리에서 상품을 대거 할인판매하기 때문이다.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는 가품과 불법 유해상품, 미인증 상품 등 초저가를 빌미로 국내 법을 준수하지 않고 한국 시장을 점령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 여론이 확산됐다. 공정위 등 정부 기관에서도 최근 알리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고,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중국 직구업체의 국내 진출과 소비자 피해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CJ제일제당이 알리에 입점한 것에 대해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뜨겁다.

이 때문에 국내 식품기업 1위이자, K푸드 수출기업인 CJ제일제당의 알리 입점을 두고 "왜 중국 업체와 손을 잡았냐", "토종 유통기업보다 왜 싸게 파냐"는 식의 비판성 여론도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비자는 "알리에서 가격을 싸게 팔거면 이마트나 롯데마트, 각종 국내 토종 이커머스에서 싸게 팔아도 충분한 것 아니냐"라며 "단순히 알리 이용자가 많다고 물건을 싸게 파는 식은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태다"고 지적했다.

한 마케팅 전문가도 "CJ제일제당의 최근 결정은 국내 시장과 소비자들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쿠팡에 납품을 중단한 이후 줄곧 주가하락으로 고생하던 가운데 내린 결정이기는 하겠지만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알리 진출은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번 협력은 그 일환"이라며, "알리를 통한 판매가 소비자들에게도 더 나은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노경석 기자 newnk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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