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11차례 연속 동결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내외 요인들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오전 본관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다.
한은은 2022년 4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3.5%)까지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해 2월 금통위에서 10개월 만에 연속 금리인상 행진을 멈추고 이번까지 11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 5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입장에서는 물가 둔화 추세 등을 확인하기 위해 5~6월 데이터와 다음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며 "총재가 원점 점검하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동결을 결정하고 특별한 인하 신호를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조지아를 방문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출장기자단과 간담회에서 "4월 통방회의가 5월 회의의 근거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상황이 바뀌어서 (통화정책 방향을)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앞으로 발표될 통계 자료나 연준의 다음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등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p 올려잡았다. 지난 1분기 GDP(국내총생산·속보치)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