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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5-31 15: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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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내 2위 급식업체 아워홈, 남매 갈등 끝에 회사 매각 위기
내용

 

입력2024.05.31. 오후 12:32 

 

 

LG 구자학·삼성 이숙희가 만든 기업 ‘아워홈’
남매 갈등 끝에 사모펀드에 매각될 위기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구본성 전 부회장.

 

국내 2위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이 남매 갈등 끝에 사모펀드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고 구자학 회장이 2000년 세운 식자재 유통업체다.

31일 아워홈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직 연임이 통과가 불발됐다. 이날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안은 아예 상정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은 다음달 3일 임기가 만료돼 경영권을 잃게 됐다.

아워홈의 지분은 구자학 회장의 자녀들인 구본성·미현·명진·지은씨가 98% 이상 갖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에게 1명만 협조해도 지분이 50%가 넘는다. 그동안 ‘캐스팅보터’ 역할은 구미현씨가 해왔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은 2016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의 편을 들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사실상 쫓겨나게 된 것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구미현씨의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만들고, 자신의 지분과 구미현씨의 지분을 합한 57.84%으로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경영권 매각을 논의 중이다. 이들이 지분을 매각하면 아워홈은 전체 지분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새로운 대주주를 맞게 된다.

주총 직전까지 구지은 부회장도 구미현씨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겠다며 설득했었다. 아워홈이 당장 배당할 수 있는 5331억원으로 1년안에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1401만9520주를 자사주로 사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구미현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사모펀드에 매각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게 됐다.

구미현씨는 주총 전날인 30일 “대표이사직에 오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구지은 부회장 연임을 사실상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주총에 앞서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겠다는 통보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주총에 상정한 또 다른 안건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씨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아워홈 사내 이사는 구재모, 구미현, 구미현의 남편 이영렬씨까지 3명이 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이사회까지 장악하게 돼 경영권 매각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씨는 지난 2020년 한 차례 이사에 올랐지만 별다른 움직임 없이 지난해 임기 만료됐다. 일각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들에게 경영 수업을 하기 위해 구지은 부회장을 물러나게 하고 본인이 경영에 복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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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