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세수입 40.7조 전년比 6.2조↓…4월 누계 8.4조 감소
4월까지 세수 진도율 34.2% 최근 5년 대비 4.1% 포인트↓
전문가 "하반기에 극복 힘들 것"vs"세수 펑크 재현은 아냐"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김동현 임하은 기자 = 지난달 국세수입이 법인세 납부실적 감소 여파로 지난해보다 6조2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4월 누계 국세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4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SK 등 법인세 납부 1·2위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 악화로 올해 3월 법인세를 내지 않으면서 올해 국세수입 예산 대비 4월까지 세수 진도율이 최근 5년 대비 4.1% 포인트(p) 낮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세수 펑크 재현 가능성이 높다고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4월까지 세수 상황이 비슷했던 2020년과 2013~2014년에 6조4000억원, 13조5000억원, 9조9000억원의 결손이 발생한 만큼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월 국세수입 40.7조 전년比 6.2조↓…금융지주 납부 저조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수입은 4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조2000억원 줄었다. 월별 국세수입은 1~2월 증가세를 보였지만 3월에 하락 전환했고 4월엔 하락폭이 소폭 늘었다.
4월 법인세는 고금리 영향으로 원천분이 2000억원 늘어났지만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연결기업 신고실적 및 3월 신고 분납분 감소 등으로 전년대비 7조2000억원 감소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법인세 목표치로 지난해 80조4000억원 대비 26% 감소한 77조7000억원이 걷힐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4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22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법인세 납부 세액은 전년동기대비 12조8000억원(-35.9%) 감소했다.
4월 법인세를 납부하는 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회계상 이익은 좋았지만 지난해 보유 주식 처분량이 예상보다 낮아 올해 내야하는 법인세 납부금이 전년동월대비 조단위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소득세는 전년대비 4.1% 늘어난 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소득세가 전년동월대비 2000억원 늘어났고 근로자수 및 급여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세도 2000억원 증가하는 등 전년동월대비 3000억원 더 걷혔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증가로 국내에서 9000억원이 더 걷혔지만 수입이 감소하며 전년동월대비 7000억원이 늘어났다. 증권거래세는 2000억원, 주세 1000억원 등이 전년동월대비 줄어들었고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관세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1~4월 누계 국세수입 전년比 8.4조↓…세수 진도율 34.2%
4월 누계 국세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조4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 법인세, 관세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고 부가가치세와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 세수대비 증가 또는 전년수준을 유지했다.
4월 누계 소득세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가 전년보다 늘어났지만 주요 기업의 성과금 감소와 연말정산 환급금 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세가 줄어든 영향에 전년대비 1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는 일반·연결 법인의 사업실적 저조로 전년대비 납부세액이 12조8000억원 감소했고 관세는 1~4월 수입액이 7.4% 줄어든 20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3000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신고납부 증가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4조4000억원 늘었고 증권거래세는 증권거래대금이 늘었지만 세율인하 영향으로 인해 전년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세수입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34.2%로 정부가 올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걷힐 것으로 예상한 국세 367조3000억원 중 34.2%가 4월까지 들어왔다. 이는 지난해 38.9%, 최근 5년 평균 38.3%보다 4.1~4.7%p 낮은 수치다.
5월 국세수입 기준으로 최근 5년 평균 진도율 보다 ±5%p 낮을 경우 2022년 마련된 조기경보시스템이 가동되는데 4월에 이미 5%에 육박하고 있어 세수 펑크와 재추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예상만큼 세금이 들어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와 비슷한 세수 진도율을 보였던 2020년과 2013~2014년에 세수 결손이 발생했는데 이를 참고하면 올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하반기 극복 힘들 것" vs "세수 펑크 재현은 아냐"
전문가들은 4월까지 법인세 감소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아직 4월까지의 국세수입 상황이 공개된 만큼 올해 세수 펑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4월까지 법인세가 12조원 넘게 줄어든 것은 노란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분기까지도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인다면 8월 중간예납에서도 높은 증가세를 보이기 쉽지 않아 올 하반기에도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그는 "부가세나 소득세 등 다른 세목에서 법인세 감소분을 커버해줬야 하는데 아직까지 다른 세목은 전년보다 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며 "부가세와 소득세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세수 펑크가 날 수 있다고 속단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올해는 지난해처럼 세수펑크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막대한 재정적자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법인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외국에서 대부분의 법인 수입을 얻고 있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어 심각한 상황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