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전 테마주 랠리 하루만에 진정
중앙에너비스 등 일부 수혜주 약세 전환
실제 수혜주 찾기 나선 투자자들
"시추·공사 담당 인프라 업체 수혜 가능성↑"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기대에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들썩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 첫날 석유·가스, 강관 밸브·피팅 등 여러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일부 종목의 상승세가 멈추면서 시장은 ‘진짜 수혜주’ 찾기에 돌입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탐사·시추 및 운반·저장 설비 관련 사업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해양 플랜트, 조선, 건설주가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해 가스전 테마주 랠리 끝?…하루만에 ‘뚝’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상한가로 마감한 종목 8개 중 석유·가스전 개발 관련주는 4개다. 한국석유(004090), 동양철관(008970), 화성밸브(039610), 한국ANKOR유전(152550) 등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과 비교하면 상한가로 마감한 종목이 절반가량 줄었다. 지난 3일에는 흥구석유(024060), 한국가스공사(036460), 대성에너지(117580) 등을 포함해 총 7개 종목이 상한가로 마감했다.
상한가에서 벗어난 종목들의 종가를 보면 주가 흐름이 크게 반전했다. 한국가스공사(036460)는 이날 3만9400원에 마감해 1.81% 오르는데 그쳤다. 전날 상한가로 마감한 대성에너지(117580)도 이날에는 13%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락 전환한 종목도 등장했다. 전날 29%대 상승률을 보이며 마감한 중앙에너비스(000440)는 이날 2.83%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지에스이(053050)도 전날 27% 넘게 상승한 반면, 이날에는 2%대 약세로 돌아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정브리핑을 통해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동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후 이틀 연속 관련 테마의 강세는 지속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짜 수혜주를 찾아나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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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찾은 투자자들…증권가 “인프라 업체에 관심 둬야”
증권가에선 가스전 인프라 건설을 수행하는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오는 2035년 시작되는 상업생산 이후에나 수혜를 볼 정유·가스 업체보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탐사 시추 작업과 시설 공사 과정에서 사업을 먼저 수주할 수 있는 업체가 성과를 낼 수 있어서다.
이날 해양 플랜트 관련 종목인 LS마린솔루션(060370)이 강세를 나타낸 것도 이 같은 이유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LS마린솔루션은 6.31% 상승한 1만8990원에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17% 넘게 뛰기도 했다. LS마린솔루션은 해상에서 원유를 발굴하는 시추선 조립 및 설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와 해저 자원 탐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조선주 중에서는 심해 시추선을 보유한 한화오션(042660)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기존 선주였던 노던 드릴링(Northern Drilling)과 계약 해지된 드릴 선박 1척을 보유 중으로, 해당 선박은 해저 유전에 투입할 수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환화드릴링 상표를 등록하고 시추 사업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사업 진행 시 참여 의지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식 가스저장·생산·하역 설비(FLNG)를 발주하면 삼성중공업(010140)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중공업은 FLNG 건조 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동해가 심해인 점을 감안할 경우 안정적으로 가스를 채굴하기 위해 FLNG를 발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건설사 역시 가스전 인프라 수혜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 개발은 국내 건설사들이 조선사와 역할을 나눠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2018년 동해-1 가스전 사례를 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울산 앞바다 유전가스 생산시설 공사를 약 1800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