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사 사옥 앞에서 7일 투쟁 중이다/사진=한지연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7일 단체로 휴가를 내는 연가 투쟁이 나섰다. 삼성전자 창사 55년만의 첫 파업이다. 노조가 샌드위치 데이를 맞아 연가를 독려했으나 참여한 직원들은 많지 않았고, 생산과 경영활동에 차질은 없었다.
지난해 징검다리 연휴였던 6월 5일 당시의 휴가율보다도 오히려 이날 휴가율이 더 낮아 파업 참여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삼노 조합원은 대부분 DS(반도체)부문 직원들로, 약 2만8000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규모다.
삼성전자는 휴가를 신청한 임직원 비율이 예측가능한 범위였던 만큼 미리 생산일정과 인력 배치를 선제 조정해 노조의 연가투쟁에 대처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 파업이 메모리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징검다리 휴가에 더해 팹(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의존도가 높은 것을 꼽았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직원들 중 원래 쉬려고 했다가 '쉬면 파업 동참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까 봐 안 쉬는 사람이 오히려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 전삼노의 지침에 따른다는 인식을 주기 싫어하거나, 노조의 파업 자체를 싫어하는 성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이 참여한 노사협의회는 2023~2024년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했으나 전삼노는 이에 반발해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사측과의 마지막 교섭이 지난달 28일 결렬된 뒤, 이튿날인 29일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집행부가 24시간 버스를 대놓고 기한 없는 농성을 벌여왔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와 만나 "다음주 중 사측과 대화를 시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삼노는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이날 단체 연가를 시작으로 태업과 사내 집회 등 다른 방식의 단체 행동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서초사옥 농성장에는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와 AFP 등 외신이 나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