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고가 아파트 거래 93건
직거래·전액대출 거래 사례도 포함
미등기 직거래 집중 점검 대상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김호영 기자]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개중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100억원 대에 이르는 초고가 거래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과거 아파트 가격 급등 시절 나타났던 ‘집값 띄우기’ 등 시장 교란행위 방지를 위해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체결된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총 9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은 ‘직거래’이거나 ‘전액 대출’로 잔금을 치러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3월 역대 최고가인 115억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 압구정 구현대 6·7차 아파트 전용 245㎡가 있다. 이 거래는 매수인이 같은 아파트 전용 144㎡에 거주하던 사람이었고, 매도자는 매수인이 거주하던 기존 집을 사들인 ‘맞교환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달에는 1992년생 A씨가 압구정현대 1·2차 전용 196㎡를 전액 대출로 구매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매수인은 1금융권에서 약 14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66억원은 부친 회사인 B사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가 지난해 70억원으로 신고 된 두 8개월 만에 42억원에 다시 거래된 것과 관련해 국토부와 해운대구가 집값 띄우기 의혹을 조사하기도 했다.지난 2월 22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아이파크 전용 219㎡는 지난해 4월 70억원에 신고 된 후 8개월 만인 12월에 42억2448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해당 주택형은 2016년만 해도 26억원에 거래됐었다.
앞선 70억원 거래는 등기나 해제 신고 없이 8개월만에 재매도가 이뤄졌으며, 두 건 모두 중개사를 거치지 않은 직거래였다.
국토부는 등기와 해제 신고를 마치지 않고 거래가 이뤄진 데 대해 허위 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였다. 당시 국토부는 해당 거래 건에 대해 소명 자료를 요구했지만 해당 거래 주체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거래 현장에 ‘집값 띄우기’ 의혹은 끓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등기 사례는 집값을 띄우기 위한 허위 거래 신고로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 공인중개사를 통한 사례보다 개인 간 직거래한 아파트에서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2.3배나 많았다는 정부 조사 자료가 이같은 의혹에 힘을 싣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월 작년 상반기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 19만여 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미등기 거래가 총 995건(0.52%)으로 2022년 상반기보다 66.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6월 아파트 거래 중 특수관계인 간 거래 등 316건을 기획 조사하니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는 103건이었다. 국토부는 국세청, 금융위 등 관계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해 탈루세액 추징, 위법대출 회수 등의 처분을 요구했다.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는 잔금을 치른 날로부터 60일 안에 하게 돼 있어 이 기간을 넘긴 거래는 미등기로 분류된다. 실거래가는 부동산 계약일 후 30일 안에 신고하게 돼 있어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고 계약서만 쓴 상태에서 올릴 수 있다.
이를 악용해 특정 아파트를 최고가에 허위 거래를 하고 인근 단지 등에서 최고가에 맞춰 상승 거래가 되면 기존 거래를 취소하는 호가 띄우기 사례가 많았다. 특히 이번 전수 분석 결과 거래 신고 후에도 등기하지 않은 아파트 비율은 개인 간 직거래가 1.05%로 공인중개사를 통한 거래(0.45%)보다 2.3배 높았다.
한편, 국토부는 ‘초고가’ 고개 대상 이상 거래 검증을 이르면 내달부터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상거래 판단 기준으로 시세 대비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거래가격나 잔금일 이후 60일 이내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지 않은 거래, 신고가 거래를 체결하고 추후 계약을 취소한 경우 등을 삼는다.
국토부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인 간 맞교환 거래는 당장에 이상 거래라고 섣불리 판단 내릴 수 없다”면서도 “내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런 맞교환 사례가 계속해 발견된다면 어떤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추가 검증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