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진짜 우승자는 중국" 축구장 건설·최대후원 자랑
입력2022.12.20. 오전 10:15 수정2022.12.20. 오전 10:16
중국 네티즌, 경기장 인프라·후원금 등 뽐내
中축구대표팀, 지난 20년 간 본선 진출 좌절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중국-베트남 아시아 예선 경기. 중국은 당시 1-3으로 패배했다. / 사진=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우승컵은 아르헨티나에 돌아갔지만, 정작 중국 누리꾼들이 환호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번 월드컵의 후원사가 대부분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며, 경기 중에 쓰인 기반시설 중 상당수도 중국 회사가 지었으므로 사실상 중국이 월드컵의 주역이었다는 주장이다.
19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월드컵의 진짜 우승자는 중국이다"라는 현지 누리꾼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들은 카타르 월드컵의 최대 후원사가 하이센스, 비보 등 중국 회사였으며, 경기장이나 선수촌 숙박시설, 월드컵 기간 중 선수들에게 지급된 여러 용품 중 대다수가 '중국제'였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월드컵 무대를 중국 기업과 중국제 공산품의 힘으로 조성했으니 사실상 중국이 월드컵의 승자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의 영문판에도 나타났다. 신화통신은 이날 베이징 사범대 쑹샹칭 연구원의 말을 인용, "월드컵은 중국산 제품을 위한 완벽한 무대"라며 "중국 제품의 인기는 중국 제조업이 세계 고급 제품 시장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의 최대 후원국은 중국이었다.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의 주요 후원사인 멍뉴, 비보, 하이센스 등은 총 13억9500만달러를 후원해 1위로 등극했다. 2위인 미국 기업들은 총액 11억달러를 후원했다.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 / 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카타르 수도 도하에 설치된 경기장 '루사일 스타디움'은 카타르 현지 기업과 중국 철도 건설공사가 공동으로 건설했으며, 중국은 도하에 888대의 전기차, 3000대의 버스 등 이동 수단을 공급하기도 했다. 또 축구공, 유니폼, 응원 용품, 기념품 등 각종 소비재의 70%가량이 중국 제조업체에 의해 수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3월 30일 오만과 펼친 아시아 B조 최종예선 경기에서 2-0으로 완패하면서다. 당시 중국의 승점은 6점으로, 전체 6팀 중 5위에 그쳤다. 전체 성적은 1승 3무 6패로, 10번의 경기에 걸쳐 단 1승만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중국은 축구 국가대표팀을 세계구급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명 감독을 기용하거나, 수십 개에 달하는 해외 축구클럽을 인수하는 등 막대한 자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표팀의 성적은 아직 초라하다. 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이후로 지난 20년 동안 예선 패배에 그쳤다.
임주형(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