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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1-23 09: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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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국 춘제 연휴, 3년 만의 인구 대이동…‘위드 코로나’ 안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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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 춘제 연휴, 3년 만의 인구 대이동…‘위드 코로나’ 안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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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1.22. 오후 2:25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저장성 항저우 동역에서 많은 승객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안마사로 일하는 40대 여성 톈(田)모씨는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지난 18일 일찌감치 고향인 간쑤(甘肅)성으로 향했다. 그는 “3년 전 춘제 연휴에 고향에 다녀 온 뒤로 코로나19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춘제 연휴에 휴가를 더해 2주 정도 고향에 머물며 친인척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가 시작됐다. 매년 맞는 명절이지만 중국인들에게 올해 춘제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거의 3년만에 중국이 지역 간 이동 제한 등 방역 장벽을 없애고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택한 뒤 처음 맞는 명절이기 때문이다. 2년 넘게 춘제 연휴에도 고향에 갈 수 없었던 도시의 농민공(농촌 출신 이주 노동자)들 상당수가 이미 선물 보따리를 손에 들고 대부분 귀향길에 올랐다.

올해 춘제 연휴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이지만 중국은 인구 대이동을 감안해 연휴를 전후한 40일 동안(1월7일∼2월15일)을 특별운송기간(춘윈·春運)으로 정했다. 도시 노동자들 상당수는 이 기간 휴가를 더해 적게는 2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고향에 머무른 뒤 일터로 돌아온다. 중국 당국은 올해 춘윈에 연인원 20억9500만명의 이동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보다 2배 가량 많은 인원이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춘윈 이동 인원이 70%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인구 대이동으로 벌써 중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지만 이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이번 춘제가 중국에서 위드 코로나 안착의 또 다른 고비이자 큰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춘제 기간 막대한 인구 이동이 이미 도시지역에서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감염 물결을 의료 환경이 열악하고 고령자가 많은 농촌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연합방역통제기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전체적인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발열 환자와 응급 환자, 중증 환자 등 3가지 측면에서 모두 정점을 지나 안정적이고 질서정연한 상황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국 발열 진료소 진료자 수가 지난달 23일 최고치를 찍고 17일에는 최고치 대비 94% 감소했으며, 응급실 질료 환자 수도 지난 2일 정점에 도달한 뒤 17일에는 정점 대비 44% 줄었다고 설명했다. 병원 내 중증환자 수도 지난 5일 최고치를 보인 뒤 17일에는 정점 대비 44.3%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춘제를 기점으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감염 물결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창자오루이(常昭瑞)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연구원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춘제는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처음 맞는 명절로 대규모 인원이 속속 귀향하고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외딴 지역과 감염률이 낮은 지역의 전염병 확산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이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쩡광(曾光) 전 질병통제예방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현재 주요 도시의 약 80%가 감염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춘제 연휴 기간 동안 외딴 지역의 감염이 최고조에 달하며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오푸(高福) 전 질병통제예방센터 주임도 “춘제 이후 2월 초 방역 상황이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며 “농촌 지역의 감염 파동이 3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영국 보건·의료데이터 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이번 춘제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가 3만6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매트 린리 에어피니티 수석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향후 2주간이 중국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병원 과밀 등으로 인해 치료 가능한 환자들이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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