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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3-17 10: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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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고 1000억 받을 지방대, 5쪽 ‘혁신 보고서’로 선발한다
내용

 

입력2023.03.17. 오전 4:05

 

교육부 ‘글로컬대학 30’ 추진
올해 10곳 선정 매년 5개씩 추가
공정성 관건 “투명성 높여야” 제기
이주호 “변화 위한 마지막 기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혁신 역량과 의지가 있는 지방대 30곳을 가려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선발된 대학은 정부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받게 된다. 개별 대학에 지원되는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학은 콘테스트에 출전한 듯 자신들의 혁신 능력을 어필하는 다섯쪽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해 ‘누가 더 혁신적인지’ 평가받게 된다.

교육부는 16일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 시안을 발표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학생 수 감소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지방대 중 ‘떡잎’을 추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집중 육성하는 사업이다. 대학 한 곳에 책정된 금액은 1000억원으로 5년에 걸쳐 나눠 받게 된다. 정부는 올해 10곳을 선정하고 매년 5개씩 추가해 2027년까지 모두 30개를 지원할 계획이다.

클로컬대학30에 지원하는 대학은 5쪽짜리 보고서로 승부를 가리게 된다. 5쪽이 넘어가면 오히려 감점받을 수 있다. 종전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은 수백쪽짜리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대학들로서는 보고서 작성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일부에선 사설 컨설팅업체를 고용해 거액을 지출하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클로컬대학30 사업에서는 변화와 혁신의 핵심 개념, 방향성만 담겨도 충분하다”고 했다.

정성평가로 선정하는 점도 특징이다. 평가 영역은 ‘혁신성’(60점) ‘성과 관리’(20점) ‘지역적 특성’(20점)이다. 충원율·취업률 등 과거 평가에서 사용됐던 정량지표는 사용하지 않으며, 평가위원회가 정성평가로 서면·대면 심사를 진행한다.

평가는 두 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 예비지정 평가에서는 5쪽 보고서를 통해 1.5배수를 걸러낸다. 2단계 본지정 평가에서는 예비지정 단계에서 제출된 보고서의 실행 가능성을 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과감한 학과 통폐합’을 내세워 예비지정 평가를 통과했더라도 해당 학과 교수들의 반발로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면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관건은 평가 공정성이 될 전망이다. 짧은 보고서를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정성평가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각계 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공정성을 높일 계획이지만 탈락 대학들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학들이 제출한 보고서 전체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금은 대학의 대격변기로 근본적인 변화를 해야 하는 변화의 골든타임”이라면서 “비관적으로 얘기하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클로컬대학30 프로젝트는 교육부와 대학이 함께 변하는 담대한 개혁”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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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