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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4-24 11: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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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中유튜버가 배추 담근다고 중국것 되나…김치, 파오차이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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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中유튜버가 배추 담근다고 중국것 되나…김치, 파오차이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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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4.24. 오전 8:16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 분석
“발효 절임부터 한-중 각자 노선”
“채소절임 기술 전파 주장, 근거 없어”


 

배추 담그는 중국 유튜버 리즈치. [사진 출처 = 해댱 영상화면 캡처]김치는 독자적인 음식이며 채소절임 단계에 해당하는 중국의 파오차이와는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이라는 글에서 채소절임 단계와 김치가 분화되는 과정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남는 식재료를 저장하기 위해 염장을 시작했다는 박 책임연구원은 “혹한기 채소를 장기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먹고자 부패를 막는 효과가 큰 소금에 절여둔 것”이라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던 ‘원시형 절임’은 인류 보편적인 문화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3세기부터 발효 문화가 형성되면서 절임 원료나 방식이 달라졌다고 그는 주장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 시기부터 중국과 한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며 “중국에서는 발효 기술이 적용된 식초, 술 등을 활용한 방법 위주로 발달했고 한국은 소금과 장을 절임 원료로 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옛 문헌에도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고 박 책임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중국 최초의 농서로 알려진 ‘제민요술’ 등을 보면 중국에서는 채소절임을 만들 때 식초, 술, 술지게미 등의 재료를 쓴 것으로 파악되나 고대 한국의 채소절임에는 이를 활용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치 담그는 모습. 자료 사진. [사진출처 = 연합뉴스]그는 “중국과 한국의 절임원이 전혀 다르기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이 후한 말기에 채소절임 기술을 우리나라에 전해 줬다는 주장도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물렀다”며 중국에서 주장하고 있는 ‘김치 종주국’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또 중국은 절임 채소를 다시 볶거나 요리 재료로 활용하기에 조리 단계에서 맛을 더할 수 있지만, 한국은 채소 절임을 조리하지 않고 반찬으로 바로 먹기에 그 자체로 완성된 맛이라고 했다.

앞서 2020년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며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2021년에는 중국의 한 인기 유튜버가 김치를 담그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한국의 김치를 왜곡해 ‘김치 공정’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기 때문이다.

유튜브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의 한 유명 유튜버 리즈치는 2021년 1월 9일 ‘라이프 시리즈 마지막 에피소드: 무의 삶’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배추를 소금에 절인 뒤 속을 넣는 한국 전통김치를 담갔다.

또 독에서 꺼낸 김치에 고기를 넣어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외국인이 김치를 담그고 그것으로 찌개를 만드는 것이 무슨 문제일까?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당 영상의 리소스로 ‘비공개 키워드’를 보면 中國美食(중국 요리), 중국 전통문화(中華傳統文化), 그리고 영문으로 된 Chinese food(중국 음식) 등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이 영상을 보면 중국 음식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에 해당영상에는 국내 네티즌들로 보이는 비판 글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한 네티즌은 “만드는 걸 가지고 뭐라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써놔야하는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어로 “김치는 한국 전통음식이다”라고 썼다. 이밖에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보여주기보다는 중국의 전통 음식인 박쥐 요리를 보여주는 게 더 좋은 선택이지 않나 싶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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