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5.11. 오후 3:57 수정2023.05.11. 오후 4:00
1970년대 생 중앙정부 장관급 첫 탄생
리원쩌, 국영은행 25년 재직 금융베테랑
3경 규모 지방정부 부채 해결 과제 맡을 듯
2018년 쓰촨성 부성장 임명 당시 리원쩌. 사진 출처 쓰촨성 웹사이트
중국이 초대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금감총국) 수장으로 리원쩌(李云泽·53) 쓰촨성 부성장을 발탁했다. 이번 인사로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치링허우(七零後)’가 처음으로 중앙정부 장관급 요직에 진출해 중국 지도부 세대교체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융규제기관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금감총국) 초대 당서기로 임명된 리 당서기는 지방정부 부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월 주재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지방정부 부채 위험 억제는 중점 과제로 다뤄졌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중국 국가 총생산의 126%에 달하는 23조 달러(약 3경4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리 당서기가 지방정부와 금융권을 거치며 쌓은 경험이 중국의 오랜 문제인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 당서기는 1970년 산둥성에서 태어나 텐진대를 졸업한 후 중국건설은행(1993~2017년), 공상은행(2017~2018년)에서 근무했다. 두 국영은행에서 총 25년 근무한 후 리 당서기는 2018년 쓰촨성 부성장에 임명됐다. 로이터통신은 “국제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이 중국 정부 요직을 맡았으나 국내파 관리로 대체되는 추세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봤다.
금감총국은 시 주석 집권 3기를 맞아 단행한 대규모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3월 신설된 금융규제기관이다. 400조 위안(약 7경60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 금융 부문을 감독한다. 국무원 직속기구로 기존 금융규제기관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를 대체한다. 금감총국은 인민은행에서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 등도 이관받을 예정이다.
1970년대 출생자들은 지난해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기점으로 대거 지도부에 진출했다. 이들은 대부분 명문대를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보유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혹은 경제·재무 전문가다. 정규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1960년대 출생 지도자들과 대조된다. 치링허우의 약진은 미중 갈등이 기술 분야로 번지는 와중에 중국의 기술 자립을 실현하고자 하는 시 주석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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