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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2-09-09 11: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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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다"…주목받는 조선족 경제인의 숨은 공로
글쓴이 shanghaipark 글잠금 0
제목 "그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다"…주목받는 조선족 경제인의 숨은 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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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다"…주목받는 조선족 경제인의 숨은 공로

입력2022.09.09. 오전 2:39

 

한중 협력 조선족 기업가 이야기 다룬 '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 출간
한중 수교 30주년 맞아 재중동포기업인들 재조명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지자 한국 기업들은 '기회의 땅' 중국을 주목했다. 부푼 꿈을 안고 많은 한국 기업인들이 중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난관의 연속이었다. 한국과 체제도 다르고 언어와 문화도 달랐다. 곤경에 처한 한국 기업인들의 손을 잡아준 건 바로 조선족들이었다. 조선족의 도움으로 한국 기업들은 다른 어느 나라 기업들보다 빠르게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어느 기업도 중국 진출 과정에서 재중 동포의 도움 없이 이뤄진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작게는 직원으로, 통역으로 역할을 해줬고 크게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잘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조선족의 역할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중 경제교류 과정에서 조선족 경제인의 숨은 공로를 재평가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와 조선족기업발전위원회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양국을 오가며 경제 교류에 앞장선 조선족 기업가 30인의 이야기를 묶은 '무지개를 수놓은 사람들'을 출간한 것이다.

8일 베이징 펑룬국제호텔에서는 '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한 유복근 주중대사관 경제공사는 "조선족 기업인들이 없었다면 한국과 중국의 경제교류가 지금처럼 활발하게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선족 동표 여러분이 앞으로 미래 30년에도 한중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은 한중 교류에 큰 기여를 한 기업가 3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조선족 기자 19명이 직접 이들을 인터뷰해 의미를 더했다.

책에는 1990년 베이징아세안게임 때 한국 대표단·기자단 등의 통·번역을 맡은 게 계기가 돼 여행사를 차린 김의진과 이주원 대표, 한국 유아용품 브랜드 아가방을 인수한 여성복 상장기업 랑시그룹의 신동일 회장, 한국식 건축 문화를 중국에 도입해 중국 건설 분야 최고상인 '루반상'을 수상한 전규상 지린천우건설그룹 총재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또 전국조선족기업가골프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손진석 회장,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애로 사항 해결에 앞장선 권순기 중한경제발젼협회 회장, '실크로드 서울포럼' 등을 개최하며 한중 경제교류 촉진에 앞장선 이선호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 회장 등도 소개됐다.

책의 주필을 맡은 이춘일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 부회장은 "지난 30년간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있는 곳에는 항상 조선족이 있었고 한국기업들 덕분에 조선족 경제인들이 남들보다 빨리 경제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며 "이 책을 통해 조선족 기업인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재를 담당했던 19명의 조선족 기자 중 한명인 서정옥 '민족단결' 잡지사 기자의 취재 후일담도 눈길을 끈다. 그는 "1990년대 한국인들은 미지의 땅인 중국에서 자기들과 같은 언어를 구사하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조선족에 강한 호의를 가지고 있었으며 우리도 한국인들을 친척처럼 가깝게 느껴 한국인들의 자그마한 부탁이라도 있으면 노트를 꺼내 메모하며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고 했다. 서 기자는 이어 "취재과정을 통해 나 자신도 한중수교 30년간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조선족 한사람임을 새삼스럽게 상기하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진한 감동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iss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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