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5.25. 오전 12:10 수정2023.05.25. 오전 11:13
문 안 잠긴 차량 탈취·금품 절도·경찰 폭행에 장기 1년6개월∼단기 8개월 선고
훔친 신용카드로 3400여만원 규모의 온라인 중고사기 범행 후 유흥비로 탕진
경찰 조사 중에도 절도 행각...法 “수사에도 반성 안 해. 법질서 경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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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3명이 제주 주차장에서 차량 내 금품을 절도하는 모습. 제주 서부경찰서 제공 |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을 노려 무면허 운전 후 금품을 훔치는가 하면,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생들이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 3단독 강란주 판사는 24일 특수절도, 공무집행 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5)군에게 장기 1년4개월·단기 1년, B군(15)에게 징역 장기 1년6개월·단기 1년2개월, C군(15)에게 징역 장기 10개월·단기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또 B군과 C군에게 벌금 각 30만원을 내렸다. 성인범과 달리 소년범 재판에서는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는 징역형을 함께 선고할 수 있다. 피고인이 형기를 사는 동안 태도 등에 따라 최종 형량이 결정되는 부정기 징역형이다.
이들은 모두 제주도 내 중학생들로, 지난해 10월∼12월 56차례에 걸쳐 고가의 차량들이 많은 제주공항 주차 타워와 제주 유명 호텔 주차장 등에서 문이 잠기지 않는 차량을 노려 총 8대를 탈취, 무면허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 차량 안에 있던 금품과 신용카드 등을 훔친 혐의도 있다. 특히 신용카드를 이용해 3400여만원 상당의 온라인 중고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 수익금 대부분은 유흥비에 쓴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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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7일 오후 제주시 한 도로에서 난폭 운전을 하던 중학생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가로막는 모습. 제주 서부경찰서 제공 |
또 지난해 11월27일 오후 8시쯤 제주시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난폭 운전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얼굴을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경찰에 붙잡히고 나서도 “오늘 풀려나는 거죠”라고 웃으며 말하거나 “(피해자들이) 차 문을 왜 안 잠그죠”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절도 행각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들이 소년범이므로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다른 지역에서 안 좋은 선배를 만난 뒤 2000여만원의 도박 빚을 지게 됐다”며 “그 빚을 갚으려다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들은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을 모욕하는 등 법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수사가 이뤄지는데도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이어간 점,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