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6.04. 오전 9:52   수정2023.06.04. 오후 2:39

“피해자 집 갔더니 모르는 사람이 이미 살인 중이었다” 거짓 진술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체포 당시 진범이 따로 있다며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어제(3일) 정유정이 지난달 27일 새벽 경찰에 붙잡힌 뒤 처음 진행된 조사에서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조사에서 그는 “피해자 집에 도착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이미 범행 중이었고, 피해자로 살게 해줄 테니 시신을 유기하라고 자신에게 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 씨 외에 피해자 집에 드나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CCTV 등을 통해 확인되면서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났습니다.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정유정은 “변호사가 오기 전까지는 진술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될 당시에도 ‘진범은 따로 있다’라거나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등 횡설수설하며 믿을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면서, "범행을 부인하다 증거가 나오고 가족이 설득하자 끝내 자백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여성 A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B씨 집에서 B씨를 살인한 뒤 나온 정유정(23)이 자기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는 모습 / 사진=KBS 방송 기사 중 갈무리

그는 범행 이틀 전 과외 중개 앱에서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며 혼자 사는 A씨에게 접근했으며, 사건 당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A씨의 집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자를 살해한 그는 마트에서 세제와 비닐봉지 등 범행을 숨기기 위한 물품을 산 뒤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겨 나와 다시 A씨 집으로 가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사 결과 정유정은 범행 석 달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된 단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해 왔으며, 평소 범죄 수사 방송과 책을 통해 살인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 살인을 해보고 싶었고, 살인 충동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살인 및 시체 유기 등 혐의로 정유정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