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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11-16 13: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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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싼커’로 돌아온 中 관광객, 큰손은 옛말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싼커’로 돌아온 中 관광객, 큰손은 옛말
내용

 입력2023.11.16 11:19

 

유커 대신 싼커 중심 관광 재편
다이소 등 더 저렴한 곳 찾아
상인들 “中경제 어려워 돈 안써”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 유리창에 70% 세일 포스터가 붙어 있다. 박지영 기자

 

#. 12층짜리 다이소 명동역점 1층에는 한 팩에 1000원짜리 ‘바세린 시트 마스크 팩’ 매대가 따로 비치돼 있었다. 중국에서 온 관광객 셰어(32) 씨는 이를 100개 정도 담고 있었다. 셰어 씨는 “보습도 좋은데다 100개를 담아도 10만원 안팎으로 저렴해서 다이소에서 마스크팩을 구매했다”고 했다. 50대 다이소 직원은 “바세린 마스크팩과 최근에 새로 나온 리들샷이 가장 인기”라며 “리들샷은 없어서 못 팔 정도여서 물량이 없을 땐 1인당 2개 구매제한을 두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중국 여행객이 유커(단체 여행객·游客)에서 싼커(개별 여행객·散客)로 재편되면서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팔리는 고가의 제품 대신 다이소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을 파는 곳으로 발길이 옮겨가고 있다.

16일 BC카드 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대형 할인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중국 관광객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할인점의 경우 2019년 전체 업종 매출액 가운데 중국인 매출액은 1.3%를 차지해 7위에 그쳤으나 올해는 5.0%를 차지해 5위로 2계단이 상승했다. 편의점 또한 2019년 매출액 0.3%로 1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1.5%로 9위를 기록했다. ‘큰손’으로 불렸던 중국 관광객도 조금 더 저렴한 곳을 찾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 명동 일대를 방문해 보니 중국 단체관광객이나 캐리어를 들고 와 물건을 잔뜩 담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명동역 4번 출구 초입에 위치한 한 상점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은 1만4900원짜리 견과류 묶음 2개만을 계산했다. 중국 관광객 A(48) 씨는 “인기 있어 보여서 2개를 샀는데, 더 구매할 생각은 없다. 여기서 딱 5만원만 쓰고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 가게 아르바이트생 진진(25) 씨는 “중국 관광객이 와도 6개 묶음 2개 정도 조금씩 구매하지 예전처럼 쓸어 담듯 구매하는 건 없다. 트렌드가 변한 것”이라고 했다.

명동 주요거리 상권에서 만난 상인도 예전처럼 지갑을 열던 중국 관광객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샵의 40대 중반 직원은 “들어와서 둘러보기는 하는데 마스크팩 12개 만 원짜리 한 개를 사가는 게 전부”라며 “요즘에는 쓱 보고 저렴한 것만 집어 간다”고 했다. 인삼·김 등을 파는 기념품 매장 사장 50대 박모 씨는 “박스떼기는 다 옛말이고 지금은 돈을 안 쓰는 추세”라며 “김을 사가도 3개 들이 한 두 봉지 사간다. 그마저도 1000~2000원 내렸는데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싼커가 저렴한 곳을 찾으면서 다이소의 외국 관광객 매출은 증가했다. 다이소에 따르면 1~9월 해외 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5%, 결제 금액은 약 150% 증가했다. 특히 뷰티·퍼스널케어용품, 식품, 팬시용품 순으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면세점 매출 증가 폭은 더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 관광객 매출은 약 17조8163억원이었지만, 올해 1~9월 외국 관광객 매출은 약 9조9666억원에 그쳤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 경제가 어렵다 보니 여행 가고 싶은 욕구는 강하고 쓸 돈은 많지 않으니까 알뜰 해외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중국 관광객의 수나 소비가 회복될 때까지 꾸준히 한국에 대한 이미지나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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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