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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11-27 11: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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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400년 된 中 불상 ‘페인트 범벅’…“선의로 보수해” 처벌 난감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1400년 된 中 불상 ‘페인트 범벅’…“선의로 보수해” 처벌 난감
내용

입력2023.11.27. 오전 10:47

 

쓰촨성 산에서 고대 마애불상 발견
1400년 전 북위~당나라 시기 제작
“불상께 감사의 의미” 주민들이 페인트칠
“작업자 노인들, 선의로 한 것” 처벌 어려워

 

지난 2021년 중국 남서부 쓰촨성 난장현 바중시에서 발견된 고대 마애불상(왼쪽)이 지난 15일 지역민들의 아크릴 페인트칠을 당한 뒤의 모습(오른쪽).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쳐

 
중국의 고대 불상이 지역민들의 보수 작업으로 페인트 범벅이 돼 당국이 처벌을 두고 난감한 입장에 처해졌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중국 남서부 쓰촨성 난장현 바중시에서 고대 마애불이 발견됐다.
 
쓰촨대학 고고학·박물관학부와 바중시 문화유적국은 지난 7월 조사 결과 이 불상은 1400년 전인 북위 말기~당대 후기에 제작된 불상이라 발표했다.
 
당국은 “북위 말 시기 마애불은 매우 드물다. 이 불상은 쓰촨과 중원 북방 지역 간 불교문화 및 예술교류를 밝히는 학술적 증거”라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난장현 문화유물보호 연구센터에서 “누군가 불상들에 무단으로 페인트 채색을 했다”는 공고를 발표했다.
 
진상조사 결과 범인은 지역민인 왕 모 씨와 그의 딸인 리 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인근 마을의 예 모 씨에게 부탁해 아크릴 페인트로 마애불에 옷과 상호를 그렸다.
 
왕 모 씨는 조사에서 “이 부처님을 모시며 좋은 일이 많이 생겨 감사의 의미로 채색을 부탁한 것”이라 말했다.
 
중국의 문화유물보존법에 따르면 문화재 및 유물에 대한 수리 또는 개조 작업은 당국의 승인을 얻은 문화유물 보호 공학 면허 기업만이 할 수 있다.
 
공안은 사건 당사자들이 70~80대의 노인들인 데다 “자신들의 행동은 종교적 목적의 파괴 또는 테러를 위한 행동이 아닌 신행 활동이었다”고 진술하는 등 반달리즘 목적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처벌에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난장현 정부 측도 “작업자들이 불상에의 채색을 선한 행위이자 문화재 보호 방법이라 굳게 믿고 있어 엄격한 처벌이 곤란하다”고 전했다.
 
당국은 일단 문화재 및 유물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고자 현장에의 접근을 차단했다.
 
또 복원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용된 페인트의 특성상 완벽 복원은 어렵다”는 설명도 더했다.
 
일반인이 선의의 목적으로 유물을 훼손한 사례는 스페인의 성화 훼손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2년 8월 스페인 사라고사 주 캄포 데 보르하 마을에 있는 미세리코르디아 성당에 있는 ‘에체 오모’ 예수 성화가 80대 노파 세실리아 히메네스에 의해 훼손됐다.
 
이 성화는 19세기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제작한 프레스코화로 성당의 주요 유물 중 하나다.
 
사건이 터지자 해당 성당과 신도 측은 히메네스를 비난했으나 스페인 문화 당국은 “작업자가 성화를 파괴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처벌을 하지 않았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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