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고대 성벽 위에서 레깅스 입고 요가
기원전 206년 초한전쟁 유적…“저속하다” 비난
2015년 자금성 배경 ‘누드 사진’ 촬영 사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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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샹양의 고대 성벽 유적지에서 여성 인플루언서가 요가를 하는 모습. SCMP 캡쳐 |
중국의 여성 인플루언서가 고대 유적지 겸 공공장소에서 레깅스를 입고 요가를 해 누리꾼들로부터 ‘저속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3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샹양에서 중국 틱톡 더우인 인플루언서인 한 여성이 해당 지역의 고대 성벽 위에 올라 요가를 하고 이 모습을 촬영했다.
팔로워 160만명을 보유한 계정 ‘@yaoxianer’의 인플루언서는 수십명의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성벽 길 한가운데에서 요가 매트를 깔고 레깅스 요가복을 입은 채 아크로바틱한 요가 동작을 했다.
해당 장소는 기원전 206년에 지어진 한나라 시대의 성벽으로 초한 전쟁이 일어난 곳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2001년 이곳을 역사문화 유적지로 지정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부적절하고 저속하다”거나 “공공질서, 미풍양속에 어긋나는 행위”라 비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고대 유적지를 존중하라. 그곳은 개인의 요가 스튜디오가 아닌 사람들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곳”이라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요가는 관심을 끌기 위한 쇼가 아닌, 조용한 공간에서 하는 영적 수련”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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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샹양의 고대 성벽 유적지에서 여성 인플루언서가 요가를 하는 모습. 더우인 캡쳐 |
반면 인플루언서의 복장과 행위가 부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모 누리꾼은 “요가복을 입고 체조 연습을 하는 것을 왜 저속한 것으로 간주하느냐?”라거나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그녀의 행위를 저속하다 비난하는 것은 추악하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반발에 대해 그녀는 관련 게시물을 통해 “인기 관광지에서 요가 동작을 연습하는 건 금지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중국에서 이처럼 문화 유적지 및 공공장소에서의 미풍양속 위반 논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 사진작가와 여성 모델이 자금성 고궁박물원을 배경으로 누드 사진을 촬영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중국 치안관리처벌법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고의로 나체를 보이는 이는 최대 10일까지 구금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