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폴란드, 우회로 이용시 화물열차 20일 단축

운송량 충분하지 않고 해상운송 대비 비용 더 비싸

◆…중국에서 영국으로 가는 화물 열차. 사진=로이터통신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중국이 유럽대륙간 화물열차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운송업자의 말을 인용해 홍해 항로가 막힐 경우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에 위치한 얼롄하오터항이 유럽으로 나가는 화물열차의 중요한 출구역할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3년 4월에 처음 개통된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육상 통로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국제 교통 연결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내몽골 세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얼롄하오터시를 통과하는 중국-유럽철도의 누적 화물량은 1000만톤을 초과했으며 올해 얼롄하오터항에서 출발한 화물열차는 지난해에 비해 32.2% 증가한 3118대에 달했다.

롤맥스 셔터 부품 유한회사의 한 관계자는 "홍해 분쟁으로 운송료도 인상된데다 약 7000km를 더 돌아가야해서 유럽대륙간 화물열차를 이용해 폴란드로 상품을 배송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폴란드까지 홍해 항로을 이용한 해상 운송에는 평균 26일 정도 걸리고 희망봉으로 돌아갈 경우 약 10일 가량이 더 소요되지만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16일 밖에 소요되지 않아 충분히 해상 운송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운송량이 충분하지 않고 해상운송에 비해 비용이 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홍해 운항 중단의 대안으로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제시하면서 일대일로 홍보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이유로 홍해 인근을 지나는 상선을 잇따라 공격하자 주요 해운사들은 자사 선박들을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앞을 통과하는 우회로로 보내기로 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뱃길이 5000㎞ 이상 길어지면서 운임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으며 이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다시 한번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