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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0-27 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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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향신문 기자 등 압수수색…언론단체 “정권 안위 고려한 정치 수사”
내용

 

입력2023.10.26. 오후 4:37  수정2023.10.26. 오후 4:49

 

언론노조 “권력 총동원, 언론 검열시대로 역행”
기자협회 “감시 기능 상실 시켜 언론 길들이기”
언론연대 “정당한 보도에도 무리한 강압 수사”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일련의 허위 보도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26일 경향신문 현직 기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26일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전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보도로 명예훼손 피해를 당하였다고 본다. 언론 현업단체, 언론 관련 시민단체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검찰의 ‘언론탄압’을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검찰은 뉴스타파, JTBC 등도 압수수색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말이 검찰의 압수수색이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벌을 원해야 가능하므로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나선 압수수색”이라며 “반복되고 있는 검찰의 언론인·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언론자유를 보장해 온 사법적 판단을 깡그리 무시한 채 윤석열 대통령 심기와 정권 안위를 고려한 정치 수사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검찰의 언론인 압수수색은 윤석열 정권 들어 방통위, 방심위, 문체부, 서울시 등 온갖 기관과 수사권까지 마구잡이 동원해 펼쳐지고 있는 언론탄압의 한 축으로 권력을 총동원한 언론 검열 시대로의 역행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라도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상실 시켜 권력의 입맛에 맞춰 길들이고자 하는 의도”라며 “언론이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압수 수색을 시도하고 기자를 상대로 압력을 넣는다면 취재 활동이 위축되고 보도 내용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빈번히 언론(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나라는 민주국가 중에 없다”라며 “검찰은 언론의 허위보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다고 말하지만, 정당한 보도에 대한 무리한 강압 수사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검찰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개입 허위보도’라는 허울을 씌운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아래는 각 단체 성명 전문.
 

언론인 무차별 압수수색, 윤석열 정권은 언론자유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인가

오늘 아침부터 검찰이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등 전현직 기자 3명의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지난 9월 14일 이른바 뉴스타파의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로 뉴스타파 기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 한 달 만에 또 벌어진 공권력 남용이다.

검찰이 내세운 혐의는 해당 보도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말이 검찰의 압수수색이지 해당 법조항의 적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벌을 원해야 가능한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나선 압수수색이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언론은 국가 최고 권력자가 되겠다고 나선 공적 인물들의 여러 의혹에 대해 검증과 보도를 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의 핵심이 바로 권력견제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법원도 수많은 판례를 통해 다소간의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정치인들과 국가권력에 대한 언론 보도의 자유에 대해 폭넓게 인정해 왔다.

반복되고 있는 검찰의 언론인과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언론자유를 보장해 온 사법적 판단을 깡그리 무시한 채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한 정권의 안위를 고려한 정치적 수사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검찰의 언론인 압수수색은 윤석열 정권 들어 방통위, 방심위, 문체부, 서울시 등 온갖 기관과 수사권까지 마구잡이 동원해 펼쳐지고 있는 언론탄압의 한 축으로 권력을 총동원한 언론 검열 시대로의 역행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미 해당 보도와 인용보도를 한 언론사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전례없는 보도 정황 자료 요청과 인터넷 언론 심의까지 직권남용을 자행하고 있다.

이렇게 오직 대통령 한 명을 향한, 그것도 명예훼손의 요건조차 불확실한 혐의 하나로 정부기관과 검찰까지 집중 포화를 쏟은 사건이 또 있었는가. 윤석열 정권의 검찰이 권력의 충견임이 다시 확인된 오늘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검찰의 행태가 압수수색의 대상인 언론인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국민 누구의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가폭력이자, 독재 회귀로 간주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앞으로는 ‘변화’와 ‘반성’을 말하면서 뒤로는 무지막지한 언론자유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양두구육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국민의 피와 희생으로 지켜낸 언론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며,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탈하는 권력의 모든 시도에 강력히 맞서 저항할 것이다. 정부와 수사기관을 동원한 위헌적인 국가검열 시도를 분쇄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양심적 시민, 학자, 노동자, 예술인, 종교인 등 모든 이들과 강고한 연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2023년 10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경향신문 기자에 대한 언론탄압 시도를 당장 멈춰라!

공권력을 앞세운 언론탄압 시도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26일 오전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비위 봐주기 의혹’ 보도와 관련해 정보통신망법위원 혐의로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2명과 인터넷 매체 전직 기자1명의 주거지를 압수 수색했다.

권력을 감시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소명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작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이를 취재하고 보도했던 기자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것은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상실시켜 권력의 입맛에 맞춰 길들이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기자들을 상대로 압력을 넣는다면 취재 활동이 위축되고 보도 내용은 경직될 수밖에 없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쌓아온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퇴색시키는 것과 같다. 정권에 따라 다소 부침이 있긴 했지만 현 정부 출범 이전까지 상위권을 유지됐던 우리의 언론자유 상황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과 1년 남짓 만에 국경없는기자회(RSF)와 국제기자연맹(IFJ) 등 공신력 있는 해외 유수 언론단체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국제사회가 예의 주시하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이처럼 정부와 권력에 의한 언론 탄압 시도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할 것이며 우리의 피와 희생으로 일군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검찰은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한 일련의 압수수색을 당장 중단하고 의혹을 제기한 사건은 정당한 방법으로 공명정대하게 시시비비를 가리기 바란다. 그것이 공권력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검찰의 역할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 자유가 침해되는 상황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경향신문 기자들과 함께 행동할 것이다.

2023년 10월 26일
한국기자협회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를 중단하라

압수수색, 또 압수수색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은 오늘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2명, 전 뉴스버스 기자 1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사팀은 뉴스타파와 JTBC, 리포액트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언론사와 기자에 대한 무분별한 압수수색이 전방위적으로 번지고 있다.

중앙지검은 이른바 ‘대선개입 허위보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해당 언론사와 기자들이 ‘지난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씨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허위라는 걸 알고도 의도적으로 인터뷰 등을 왜곡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윤석열 당시 검사가 부실수사, 수사 무마를 했다는 의혹은 거짓이며, 거꾸로 그런 의혹을 보도한 언론과 기자가 허위보도로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우형 수사 무마 의혹이 거짓이라는 검찰의 전제가 얼마나 명확하게 증명됐는지 의문이다. 불법 대출 브로커와 로비스트들의 뒤바뀐 진술만으로 합리적 의심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대장동 대출 건 수사 무마가 있었느냐 여부는 여전히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설사 그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인터뷰 등 당시까지 확보한 증언과 자료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 건 언론의 역할이다. 경향신문, 뉴스버스 등의 관련 기사를 살펴볼 때 실로 부당하고, 불합리한 의혹 제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의혹을 품을 만한 이유가 있고, 공익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을 위해 연속되는 보도의 일부를 떼어내 허위 여부를 판단하고, 기자의 의도를 의심해 무차별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다면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다름 아닌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이다. 대통령이 비판 보도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대응하면 언론의 자유는 위축된다. 대통령 당선 이후 후보자 시절 검증 보도까지 이 잡듯이 뒤져 수사와 기소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부실검증을 야기하고, 민주주의 선거 제도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를 삼가야 하는 이유이다. 검찰이 대신 수사를 개시해도 마찬가지다 . 더군다나 검사 출신 대통령 아닌가. 검찰의 부실수사 · 수사 무마 의혹을 검찰 스스로 허위로 단정하여 수사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이해충돌이 일어나 수사의 공정성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이처럼 빈번히 언론(인) 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나라는 민주국가 중에 없다. 검찰은 ‘대통령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는 구시대적 사고와 ‘검찰수사만이 정의’라는 독단을 버려야 한다. 지금 검찰의 수사는 대통령에 관한 의혹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의혹 자체를 지우는 수사이다. 검찰은 언론의 허위보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다고 말하지만, 정당한 보도에 대한 무리한 강압 수사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검찰이다. ‘대선개입 허위보도’라는 허울을 씌운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

2023 년 10 월 26 일
언론개혁시민연대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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