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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4-01-03 10: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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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피크차이나는 서방 오판… 한·중 경쟁보다 협력 영역 더 커”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피크차이나는 서방 오판… 한·중 경쟁보다 협력 영역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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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1.03. 오전 4:07

 

탕둬둬(湯鐸鐸)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주임

 

탕둬둬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주임이 지난달 12일 베이징의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탕 주임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중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탕둬둬(湯鐸鐸)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주임은 2024년 중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압박 요인으로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을 꼽으며 올 상반기 정부 재정정책의 강도가 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제 전문가인 탕 주임은 지난달 12일 국민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이미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주장에 대해 “서방의 불안이 만들어낸 오판”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2023년 경제성장률 목표(5.0% 안팎)를 달성하겠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크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 회복세는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시장의 연초 예상보다 약했다. 새해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낙관적인 성장률 예측이 4.8% 수준이다. 올해에도 경제 성장의 압박은 비교적 클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성장세가 약하다는 것이지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민간 기업의 디레버리징(빚을 상환해 부채 비율을 줄이는 것)이다. 경제 환경의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민간 기업들이 투자에 의욕적이지 않다. 시민들의 소비 의욕도 강하지 않다. 그들은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한다. 이것이 중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해소 방안은.

“두 가지다. 우선 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 등 강력한 정책을 통해 일정 규모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올 상반기 재정 방면의 정책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 두 번째는 민간 부문의 자신감 회복이다. 채무 부담이나 자산 손실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 코로나19 외에도 미·중 무역 갈등, 유럽과의 마찰 등 연속적인 불확실성으로 민영 부문이 계속해서 타격을 입었다.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압박이 있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2~3년 지나면 다음 주기가 열릴 수 있다.”

-외국 자본의 탈중국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데.

“실물 자본의 철수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것이 옮겨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계 각지의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의 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중국 사업 확장을 원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럽 자동차 회사들과 부품 업체들은 대중국 투자를 늘렸다. 금융 방면에선 분명히 대진대출(大進大出·많이 들어왔다가 많이 빠져나감)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금융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지금은 미·중 간 금리 격차가 비교적 크다. 외부의 자산 수익이 더 높고 중국이 낮을 때 자본이 빠져나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대로 중국 위안화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자산 가격이 높아지면 외국 자본이 대량 유입될 것이다. 몰려들 때 빠져나갈 때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여러 차례 그 과정을 겪은 경험이 있다.”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중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지.

“미국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대중국 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미·중 무역 마찰이 있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돼서도 개선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다시 오든 바이든이 남든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피크 차이나론’이 주목을 끌었는데.

“2000년대 미국의 유명한 평론가 장자둔(고든 창)이 ‘중국의 몰락’이라는 책을 썼다. 중국 붕괴를 예측했지만 붕괴하지 않았다. 중국이 강대해진 후에는 중국 위협론이 나왔는데 이 역시 지금은 설득력이 없다. 피크 차이나는 붕괴론과 위협론의 결합체다. 중국이 그동안 큰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 정점에 도달했고 미국과의 격차가 점점 더 커져 따라잡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중국이 (현상 타파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모험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오판이다. 최근 2년 동안 중국의 성장률이 약간 하락한 것을 보고 추세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중국은 여전히 좋은 발전 추세에 있고 경제 총량은 반드시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피크 차이나를 만든 것은 서방의 불안이다. 나는 오히려 ‘서방 정상(피크)론’, 서방 국가들의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 걱정된다.”

-한·중 국민들의 상호 반감이 우려스러운 수준인데.

“가까운 이웃 사이에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인 정서가 있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일, 중·일이 그렇다. 한·중 관계는 또 미·중 관계에 얽매여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양국 경제 협력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쌍방의 반감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르면서, 중국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면서 인터넷에서 무언가 화제가 되면 서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알고 나면, 진짜 비즈니스를 하고 나면 잘 지낸다는 게 나의 경험이다. 한·중은 경쟁보다 협력의 영역이 더 크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선택의 문제인가.

“사실 이 문제에 있어 중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미래 발전 방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의 문제다. 중국은 30~40년간 꾸준히 발전했고 경제 발전이 정치와 제도를 최적화하도록 촉진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치 시스템이 경제 성장을 결정한다고 보고 중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무너지지 않았다. 예측 프레임에 문제가 있다면 새로운 정보와 이론을 토대로 대중, 대미 관계를 짜야 한다.”

베이징=글·사진 권지혜 특파원(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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