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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02 11: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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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인 1만 명 당 1명은 ‘경계성 인격장애’.. 지금까지 국내에선 과소평가
내용

입력2023.11.02. 오전 10:22  수정2023.11.02. 오전 10:58

 

강남 세브란스, 임상 특성 국내 최초 연구
여성 많고, 20대·서울 발생률 가장 높아

 

석정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한국인 1만 명당 1명이 경계성 인격장애로 진단받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전 연령대 중에서는 20대에서 병이 발생하는 비율(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석정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10년간의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최초로 이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2일 밝혔다. 또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유병률이 극히 낮아, 지금까지 국내에서 경계성 인격장애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정서적 불안, 자아정체성 문제, 대인관계 등을 포함해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복합 인격장애다. 권태감과 공허감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며, 자제력이 부족해 충동적인 행동 양상을 보인다. 이로 인해 도벽과 도박, 약물 남용의 위험성이 높고 대인관계가 불안정하다. 환자의 약 60%~80%는 자살 시도를 경험하는 등 사회적 부담이 높은 질병이지만, 지금까지 국내 실제 유병률과 임상적 특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2010년 1월 1일~2019년 12월 31일 10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맞춤형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경계선 인격장애의 유병률과 임상적 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 수는 2010년 3756명에서 2019년 4538명으로 약 1.2배 증가했다. 남성 환자의 유병률은 2010년 0.81명에서 2019년 0.80명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여성 환자의 유병률은 2010년 1.12명에서 2019년 1.3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경계성 인격장애 유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20대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1만 명 당 8.71명)이 가장 높았으며 대전(6.62명)과 대구(5.90명)가 뒤를 이었다.

해외 다른 국가들의 유병률은 2.7~5.9%로 국내 유병률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국내 경계성 인격장애 유병률이 과소평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석정호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경계성 인격장애가 매우 낮은 비율로 진단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인 진단을 위해) 치료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석 교수는 또 “경계성 인격장애가 자살 위험성과 의료적 부담이 큰 질병”이라며 “이 사실을 고려할 때 경계성 인격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국가적 차원의 제도 개선, 예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18일 ‘연세의학저널’에 발표됐다.

 

국내 경계성 인격장애의 2010년~2019년 유병률 추이./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참고 자료

Yonsei Medical Journal(2023) DOI: https://doi.org/10.3349/ymj.2023.0071
 

이정아 기자 zzung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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