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1.09. 오전 10:15
중국 상하이 난징루의 한 화웨이 매장이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다.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새해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개발 고사양 반도체를 탑재한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판매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9일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분석을 토대로 올해 첫주 애플의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30% 감소한 반면 화웨이는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아이폰 판매 감소는 중국의 주요 온라인 판매처를 통해 여러 신형 모델을 공격적으로 할인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실례로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는 올해 첫 주 중국이 유력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에서 판매가를 16%나 인하했다.
이에따라 제프리스는 지난해 애플의 중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 하락한데 이어 올해는 판매량 감소가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판매량 감소는 중국의 최대 IT 기업인 화웨이의 경쟁 압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인 메이트 시리즈의 신형제품(메이트60)을 4년여 만에 출시했다. 미국의 제재로 고사양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화웨이는 이 제품에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한 7nm(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장착해 전세계를 놀라게했다.
그 결과 중국 내에서는 화웨이 제품에 대한 애국소비가 급속히 확산됐고, 메이트60은 출시 3일만에 80만대 이상 팔리는 등 화웨이의 역대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중화권 인기 영화배우 청룽(성룡)이 화웨이 매장을 찾았다가 제품이 없어 구매에 실패하고 돌아갔다는 목격담이 나왔을 정도다.
이에따라 메이트60 출시 이후인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약 6% 증가했다. 그동안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해, 애플의 아이폰이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왔던 상황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제프리스는 "중국에서 애플의 제품 출하량은 올해 두 자릿수로 감소하는 반면 화웨이는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구체적으로 화웨이가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약 6,4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출하량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