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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4-01-10 1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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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국인 스벅 사랑도 끝"...안 열리는 지갑에 '저가 경쟁' 나선 기업들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중국인 스벅 사랑도 끝"...안 열리는 지갑에 '저가 경쟁' 나선 기업들
내용

입력2024.01.10. 오전 9:01

 

중국 내 수요 둔화에 '저가 경쟁' 치열
저렴한 버거 세트 등장..."싼 커피 먹자"
소비·경기 후퇴 '디플레' 압력 더 커져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 베이징=AP 연합뉴스

대형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 가도를 질주하던 중국 내 기업들이 최근 치열한 '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경기가 가라앉으며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중산층 이상을 겨냥했던 글로벌 기업들마저 중국인들의 '짠물 소비'에 '고급화' 전략을 포기한 지 오래다. 올해도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시장을 짓누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저가 전략'으로 승부하려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를 보도했다. 중국 토종 기업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마저 예외는 아니다. 경기 침체로 씀씀이를 억제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저마다 '할인'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가 하면,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 등 눈높이는 낮추고 있다.

알리바바의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포는 최근 5,000개 이상 품목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품목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파는 전문 매장도 늘리는 추세다. 고급 육류, 해산물, 베이커리 등을 주로 팔며 중산층 이상 소비자를 겨냥했던 애초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 결과다. 중국 최대 패스트푸드 전문 기업 염 차이나(Yum China)가 운영하는 KFC도 근래 보기 드문 가격인 20.9위안(약 3,800원)짜리 햄버거 세트를 새로 선보이며 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는 매장마다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스타벅스도 얼어붙은 중국 소비심리에 흔들리긴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현지 커피 브랜드 루이싱에 커피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커피 한 잔을 10위안(1,800원) 정도에 판매하는 루이싱의 저가 전략에 밀린 결과다. 블룸버그는 "스타벅스처럼 가격을 인하하지 않는 기업은 점점 더 저렴한 경쟁 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중국 베이징 시내 KFC 매장. 베이징=홍인기기자

기업들은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스포츠 전문 브랜드 나이키도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중국 매출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나이키는 지난해 3분기 중화권 매출이 4% 증가해 전 분기(5% 상승)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3년간 최대 20억 달러의 비용 절감 계획까지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비와 경기가 후퇴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국 소비자물가는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해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JP모건은 "수요 둔화로 인한 역풍에서 어떤 기업도 빠져나가기 힘들다"며 "중국의 가격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부는 수요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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