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수한 마약류
해외에서 국내로 대량의 마약을 들여온 밀수조직과 이들이 불법 반입한 마약을 서울 강남 클럽을 비롯해 전국에 퍼트린 유통조직이 경찰과 검찰의 협력 수사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첩보를 바탕으로 한 일부 조직원 검거를 시작으로 수사망을 넓혀간 양 수사기관은 유통조직의 우두머리까지 검거하는 등 조직을 거의 뿌리 뽑다시피 일망타진했습니다.
춘천지검 영월지청과 평창경찰서는 밀수조직 23명, 유통조직 3명, 매수·투약자 1명 등 27명을 검거해 20명은 구속 상태로, 7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27명 외에 경찰에서 불구속으로 송치한 5명까지 합하면 검거 인원은 총 32명으로, 이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보완 수사 중입니다.
밀수조직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태국에서 국내로 총 30회에 걸쳐 시가 600억 원 상당의 케타민과 코카인 등 마약류 30㎏을 항공편으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습니다.
30㎏은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정도의 대량입니다.
유통조직은 밀수조직이 들여온 마약을 넘겨받아 강남 클럽 등 전국에 유통한 혐의를 받습니다.
수사기관은 밀수조직과 유통조직 26명에게 마약범죄의 가중처벌 규정인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또 사안의 중대성과 범행 규모 등을 고려해 핵심 조직원 13명에게는 범죄단체가입·활동죄를 추가했습니다.
시가 102억 원에 이르는 마약류 약 3.4㎏(7만 명 동시 투약분)과 마약류 판매대금 3천500만 원을 압수하고, 1억 7천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마약류 범죄 근절 계획에 따른 집중단속 중 이들 조직원에 대한 첩보를 입수, 지난 7월 중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밀수조직 핵심 조직원 5명을 검거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경기 안산지역 선후배 관계였습니다.
이들은 태국으로 출국해 총책, 자금책, 모집책, 관리책, 운반책, 판매책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조직 탈퇴 시 보복하는 등 행동강령을 만들어 조직원을 관리했습니다.
현지 마약 판매 조직에 저렴한 가격으로 마약류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텔레그램 등에 '고수익 알바 보장' 광고로 운반책을 모집했습니다.
총책 A(39·미검거) 씨와 관리책 B(29·구속)·C(34·구속) 씨는 운반책들에게 신체 은밀한 부위에 마약을 은닉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방식으로 밀수입했습니다.
수사망을 넓힌 경찰과 검찰은 밀수입된 마약류가 서울 왕십리에서 활동하는 유통조직에 넘긴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이에 수십 일 동안 잠복한 끝에 국내 유통조직 총책 D(30·구속) 씨를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젊은 층에서 일명 '케이' 또는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은 유통조직의 손을 거쳐 강남 클럽으로까지 흘러 들어갔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고 조직원들이 하나둘 검거되자, 이들은 내부 규칙을 갖추고 공모관계를 숨겼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 송치 후 보완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전자정보와 계좌명세 분석 등을 통해 밀수조직이 '범죄집단'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를 추가로 확보해 범죄단체가입·활동죄까지 적용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수사협의회를 열고, 수시로 수사 상황과 자료를 공유하며 수사 방향을 논의하는 등 4개월에 걸친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규모 마약 밀수 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첩보를 바탕으로 밀수조직원들과 유통조직원들을 끈질기게 추적해 차례로 검거했습니다.
검찰은 인천공항세관에 경찰의 체포·압수 절차에 협조하도록 요청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찰 수사를 지원했습니다.
양 기관은 "마약 범죄 단속과 관련한 각 기관의 역할이 따로 있지 않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협력한 덕에 엄단할 수 있었다"며 "마약 범죄에 대한 감시와 정보 수집을 강화하는 등 마약 범죄 척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평창경찰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