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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21 10: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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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OO초 O학년”… 돌 던져 노인 죽인 초등생, 신상 털렸다
내용

입력2023.11.21. 오전 10:22

 

‘형사 미성년자’ 가해학생 신상 확산

 


저학년 초등학생이 아파트에서 돌을 던져 70대 노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의 신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카페 등에는 초등생 돌 투척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의 신상 정보가 퍼지고 있다. 관련 게시글을 보면 “OO아파트 3단지 거주생인 것 같다”는 글에 주민들끼리 “3단지가 아닌 4단지 아닌가” 등 의견을 주고받으며 가해 초등생 신상을 유추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월계 O단지 OO동에 사는 아이”라며 “배정학교는 OO초등학교”라고 적었다. 이 네티즌은 “(던져진) 돌 크기가 상당히 크던데 2학년짜리 어린 애가 그 무거운 걸 3개씩이나 들고 집으로 올라갈 일이 있겠나”며 “주차장 쪽도 아니고 사람 다니는 길에다 던지다니, 100% 고의적인 사고”라고 적었다.

이 사고는 8살 초등학생 A군이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에서 돌을 던져 70대 주민 B씨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당시 B씨는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부축하며 계단을 오르다 변을 당했다.

문제는 A군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는 형사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형법은 만 19세 이하를 미성년자로 정하는데, 이 중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소년법 4조에 따라 형벌 대신 보호 처분 대상자에 해당한다. 이보다도 어린 10세 미만 소년은 일명 ‘범법소년’으로 분류돼 모든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사례에서처럼 결과적으로 사망 사고를 냈어도 별다른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다.

A군에 대한 ‘신상털이’는 이 같은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망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렇다 할 처벌이 이뤄지지 않자 ‘네티즌 수사대’가 자체적으로 활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이 가해 학생의 신상을 온라인에 게시할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시된 정보나 혐의가 가해자 신상과 일치한다고 해도 ‘사실을 공공연하게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A군 신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 어린 나이인 A군에 대한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A군에 대한 ‘마녀사냥’에 나서기보다는 그가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실질적인 처벌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주민들끼리 제한된 정도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은 A군이 돌을 던진 동기 등을 조사 중이지만 가해자가 형사 미성년자라 처벌할 수 없는 만큼 입건 전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A씨 유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억울하고 황망하고 우리 아버지가 불쌍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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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