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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21 10: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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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클 살해' 최윤종 모친 "죽을 죄 지었지만 합의금? 우리도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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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11.21. 오전 10:26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30대 여성을 너클을 낀 주먹으로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최윤종(30)의 모친이 법정에서 최윤종이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살인 피해자를 위한 경제적 변제는 형편상 어렵다고 밝혔다.

20일 최윤종의 모친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진행된 최윤종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살인) 등 혐의 공판에 양형 증인으로 출석해 이처럼 증언했다.

최윤종 모친은 '최윤종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변호인의 물음에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측이 '피고인이 학교폭력에 대해 말한 적 있냐'고 묻자 "말한 적은 없지만, 몸이 멍투성이인 걸 확인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너무 외톨이로 오래 지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정신과 치료를 잘 하고 살았어야 했는데 뒷받침을 못 해줬다"며 아들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의 증상으로 2~3번 정도 병원에 간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피고인과 부친의 관계는 어땠냐'는 질문에는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면서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데 나와 남편이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유족에게)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인께 너무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변호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마음은 있냐'고 묻자 "그런 생각까지 못 했다. 저희도 살아야 한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합의금 마련이 어렵다면 유족을 위한 사과문을 낼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돈 문제는 힘들다" 등 답변을 내놨다.

최윤종은 이날 모친의 출석을 두고 심경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굳이 안 나와도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가 "그래도 모친이 용기를 내서 나온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있느냐"고 하자 최윤종은 "잘 모르겠다. 할 말 없다"고 말을 피했다.

피해자 유족은 '고통스럽다. 증언 시간을 제한해 달라'며 재판을 지켜보는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윤종은 지난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1일 한 차례 더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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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