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식 중국의 최신 뉴스를 전합니다.
중국소식2024-01-31 13:49:11
0 4 0
[사회] “돈 있으면 그냥 사세요”… 부동산 규제 확 푸는 中 도시들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돈 있으면 그냥 사세요”… 부동산 규제 확 푸는 中 도시들
내용

입력2024.01.31. 오후 1:01

 

상하이, 호적 없는 1인 가구에 외곽 주택 구매 허용
쑤저우는 구매 자격 심사 폐지… 제한 모두 없애
”거래 절벽 해소 위해선 강력한 종합 패키지 필요”


중국 주요 도시들이 잇달아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나타난 거래 절벽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잇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시장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여전히 산적한 만큼, 강력한 정책 패키지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0일 주택·도시농촌건설관리위원회와 주택관리국은 ‘상하이시 주택 구매 제한 정책 최적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31일부터 상하이 후커우(호적)가 없는 미혼 중 5년 이상 사회보험금 또는 개인소득세를 냈다면 주택 1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단 지역은 충밍구를 제외한 상하이 외곽 지역으로 한정된다.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 모습./EPA 연합뉴스
기존에도 상하이 후커우 없이 외곽 지역 주택을 살 수 있었지만, 5년간 사회보험금을 납부한 ‘기혼’이어야 했다. 다른 중국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보다도 높은 기준이다. 이 때문에 상하이도 1인 가구의 주택 구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 이쥐연구원의 옌웨진 총감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상황과 요구 사항을 기반으로 과열 기간 실시된 엄격한 정책을 조정, 상하이에서 안정적으로 고용된 독신자의 주택 구매 및 수요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하이 외곽 지역으로만 주택 구매 범위가 한정돼 있지만,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 상하이시의 판단이다. 상하이 중위안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이 신규 주택 거래량의 70%, 중고 주택 거래량의 50%가 외곽 지역에서 나타났다. 중위안 부동산의 루원시 선임 시장 분석가는 “상하이 산업지구는 주로 외곽 지역에 있고, 주민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 주변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며 “게다가 외곽 지역은 600만위안(약 11억원) 미만 주택이 많아 구매 예산이 제한적인 이들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부동산 당국이 각 지방 당국에 부동산 규제에 대한 완전한 자율권을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연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중국 10위권에 드는 인기 2선 도시인 장쑤성 쑤저우는 30일 부동산 규제를 모두 해제했다. 앞으로 쑤저우에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와 면적 등에 관계없이 구매할 수 있다. 쑤저우시 주택·도시농촌건설국 관계자는 “이제 주택 구매 자격 심사는 하지 않는다”라며 “돈이 있다면 그냥 사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27일엔 1선 도시인 광저우가 120㎡(약 36평) 이상 주택에 대해 1인 1주택 구매 제한을 폐지했다.

최근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가 끊겼고,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70개 도시 중 신규 주택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오른 곳은 전체의 25%인 18개 도시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역의 부동산 매매 거래 면적과 액수는 전년 대비 각각 8.5%, 6.5%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현금 조달 지원, 주택담보대출 금리 완화, 주택 구입 규제 완화 등의 조치를 내놨지만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만 늘어나는 등 시장 안정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 제한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는 부동산 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미완공 아파트”라며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로 건설 중단된 아파트가 여전히 많고, 이 때문에 가격 하락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그로우 인베스트먼트의 하오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판매율 추이로 볼 때 시장에 남아있는 부동산, 건설 중인 부동산을 모두 정리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구매 제한보다 강력한 부양책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오롄금융의 둥시먀오 수석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종합적으로 높이고 주민의 주택 소비를 안정 및 확대하려면 보다 결단력 있는 태도로 체계적인 정책 패키지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분석기관 중즈연구원의 류수이 기업연구총감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정교한 지원이 산업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fact@chosunbiz.com

원문
출처
스크랩 0
편집인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