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이번 주 초 ‘에듀 란쳇’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관련 내용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본토 세관원들은 홍콩 학생들을 검문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갖고 있던 중학교 역사 교과서 지도 상에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가 대만식 표기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국은 댜오위타이를 베이징 소재 국빈관의 명칭으로 쓰고 있다.
홍콩 교과서에 실린 중국 지도. 홍콩 SCMP 홈페이지 캡처 |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의 교장은 “이 사건이 이달 초에 발생했고, 최소 2명의 학생이 연루됐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의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며 “중국 역사 교과서의 지도를 업데이트된 표준지도로 교체하는 조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교육국 대변인은 “업데이트된 내용을 교과서 출판사에 알리고 다른 출판사에도 출간 교과서들을 검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세관원들이 방문객 소지 지도를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 세관원들은 한국인 정모씨가 소지한 다이어리에 부착된 지도에 대만이 별도의 국가처럼 표시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지도를 찢어 압수하고 정씨를 한 시간 이상 억류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국 세관원들이 입국자 소지 지도를 빌미로 과해 보이는 압수와 억류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중국 당국의 영유권 강화 조치와 맞물려 모종의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