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12.21. 오전 10:35 수정2023.12.21. 오전 10:43
200만원이 든 지갑이 분실물로 들어오자 몰래 돈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는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직위가 해제된 뒤에도 여전히 같은 근무지에 출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 마포경찰서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마포서 소속 파출소장이었던 ㄱ씨는 지난달 횡령 의혹이 제기된 뒤 다른 지구대의 팀원으로 소속이 변경되고도 같은 파출소로 출퇴근하고 있다. ㄱ씨가 근무했던 소규모 지역관서(파출소)를 관할하는 중심지역관서(지구대)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마포서가 시행하고 있는 중심지역관서 제도는, 관할 지역의 중심지역관서인 지구대에 소규모 파출소 인력 등을 몰아줘 도보 순찰 등에 인력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ㄱ씨가 파출소장 직위 해제됐다고 하더라도, 관할이 다른 중심지역관서로 이동시키지 않는 이상 같은 파출소에 근무할 수 있다. 해당 지구대 소속 팀원들은 ㄱ씨가 같은 파출소로 출퇴근하는 만큼,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다른 지구대로 옮겨달라는 의견을 구두로 마포서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마포서 관계자는 “그런 건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 수사가 종료된 뒤 적절히 조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포서는 ㄱ씨가 돈을 분실했다고 자진 신고를 한 뒤 즉시 인사 조처했는데, 당시엔 횡령 의혹까진 몰랐다는 입장이다. 서울지방철도 특별사법경찰대는 ㄱ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ㄱ씨는 파출소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10월 분실물로 접수된 지갑에서 현금 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은 ㄱ씨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