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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2-26 11: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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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도봉구 23층 아파트서 불…자녀 안고 뛰어내린 30대 등 2명 사망·29명 중경상
내용

 입력2023.12.25. 오전 9:54  수정2023.12.25. 오후 8:29

 

주민 200여명 대피…소방 200여명·차량 57대 출동해 3시간여만에 완진
4층 거주 30대 부부 7개월, 2살 자녀 안고 뛰어내려…남편, 추락 후 숨져
도봉구청 17가구 피해 주민 위해 주변 모텔에 이재민 임시거주시설 마련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화재 당시 모습. [도봉소방서 제공]

성탄절인 25일 오전 4시 58분께 서울 도봉구 방학동 고층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중경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은 오전 5시 2분께 선착대가 도착한 직후 오전 5시 3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57대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오전 6시 36분께 큰불을 잡았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8시 40분께 완전히 껐다.

이 불로 30대 남성 2명과 7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이 중 남성 2명은 사망 판정을 받았고 여성은 의식을 회복해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4층에 살던 30대 부부는 7개월, 2살인 자녀를 각각 안고 뛰어내렸다.

추락 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남편 박모(33)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지고 아내 정모(34)씨도 어깨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자녀들은 저체온증을 보이고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박씨는 이번 화재의 최초 신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사망자인 임모(38)씨는 10층 거주자로,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국은 불을 피해 위로 대피하던 중 연기 흡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28명이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중 20여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불이 난 3층 거주자인 70대 남녀 2명은 밖으로 뛰어내려 생명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허리 통증과 연기 흡입에 따른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3층에서 시작된 불이 위층으로 순식간에 번지면서 아파트 17층까지 외벽이 새까맣게 그을렸고 2·3·4층은 유리창도 모조리 깨졌다. 현재까지 피해 접수 규모는 17가구다.

아파트 측은 경로당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담요 9세트, 적십자 구호 물품 30박스, 비상식량 15박스, 생수 350병을 준비해 화재 피해를 본 같은 동 주변 라인의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민 10여명이 대피소를 바삐 오가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비상식량을 받아 갔다.

도봉구청은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망연자실한 피해 주민을 위해 주변 3개 모텔에 이재민 임시거주시설도 마련했다. 9개 객실, 18명이 머물 수 있는 규모다.

주민 나모(65)씨는 "이 아파트에 20년을 살았는데 화재는 처음"이라며 "성탄절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나씨는 불이 난 사실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면서 "관리사무소에서 안내 방송이 전혀 없었다. 주민들이 다 같이 항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3층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26일 합동 현장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5일 새벽 화재가 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 마련된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정훈기자 hooni@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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