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5시 50분쯤 남원시 산동면의 한 주택 안방에서 80대 A씨와 60대 아내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주택 전체로 번진 불길을 1시간여 만에 진화했지만, 이들은 이미 안방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고가 난 집 안방에서는 휴대용 가스버너와 밥솥, 타버린 난방용 매트 2장 등이 발견됐다. 온수매트와 전기매트는 겹쳐 사용한 듯 포개져 있었다. 보일러는 꺼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보일러 대신 난방매트를 겹쳐 사용한 것이 화재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부는 기초연금과 장애 수당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으며, 평소 거동이 불편해 집 안에서만 지내왔다고 한다. 화재 당시에도 연기가 순식간에 집 안으로 퍼지면서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마을 주민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몸을 움직이기 힘들면 주방까지 갈 힘도 없어서 안방에 휴대용 가스버너를 놓고 생활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도 안 켠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아침부터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소방 당국은 “온수매트와 전기매트를 겹쳐 사용하면 열이 축적돼 불이 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부부의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