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세계에서 기대수명이 높은 곳 중 하나로, 고령화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퇴 인구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주거 및 요양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실제 홍콩 정부의 주거 요양 서비스를 받고자 대기 중인 사람은 1만6000명 이상에 달하고 이들이 해당 서비스 혜택을 누리기까지 16개월이 걸리는 상황이다.
홍콩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중은 2021년 20%에서 2026년 26%까지 늘고 2046년에는 36%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2046년이면 주민 3명 중 1명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홍콩 정부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은퇴 인구를 홍콩 내에서 소화할 수 없다고 판단, 이들을 중국 본토로 보내는 정책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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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중은 2021년 20%에서 2026년 26%까지 늘고, 2046년에는 36%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래픽=윤선정홍콩 사회복지부는 지난 2014년 6월 광둥성 거주 요양 서비스 제도 시범 사업(GDRCS)을 시작했다. 주거 요양 서비스 대기 명단에 있는 노인들에 정부가 지정한 광둥성의 홍콩 NGO 운영 실버타운 두 곳(선전·자오핑)에서 거주할 수 있게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 골자다. 이 제도는 2020년 1월 정규화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 팬데믹 종료로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고속철도 운행이 재개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고속철도 운행으로 중국 광둥성에서 홍콩 시내까지 빠르면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고령자의 중국 본토 이주를 위해 향후 몇 달 안에 광둥성 9개 도시가 포함된 '그레이터 베이'(Greater BayArea,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 내 7개 의료시설에서 정부의 의료비 바우처도 쓰게 할 계획이다.
홍콩 노인들을 지원하고 이들을 위한 요양원을 운영 중인 비정부기구(NGO) 헬핑 핸드(Helping Hand)에 따르면 홍콩 노인들의 중국 본토 이주 문의는 2022년 이후 두 배 이상이 늘었다. 광둥성 성도 광저우의 한 실버타운은 지난 1월 홍콩 거주자를 처음으로 받아들인 이후 입주 문의가 크게 늘었다. 자오칭시 실버타운은 홍콩 출신 입주자가 현재 95명에서 올해 말까지 11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실버타운의 경영진은 갈수록 늘어나는 홍콩 은퇴자들을 받고자 수용 능력을 약 30%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