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1.09. 오전 7:38 수정2024.01.09. 오전 8:39
동서식품이 백혈병 투병중인 아이를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선물한 일화가 알려졌다. 진공포장 제품만 먹어야 하는 환아들이 매번 대용량 제품을 새로 뜯어 먹어야 한다는 환아 부모의 사연을 듣고는, 소포장 제품을 새롭게 만들어 보내준 것이다. 아이 부모는 동서식품에 “감사하다”며 온라인상에 해당 일화를 소개했다. 초등학생 3학년 자녀를 둔 부모로 알려진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서식품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해 2월1일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달 집중치료를 하고 퇴원했다”며 “백혈병 아이들은 음식 조절을 해야 하고 평상시 먹던 음식도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 살균 소독해야 한다. 우유도 멸균 과자도 진공포장 제품만 먹어야 하는데 한 번 개봉하고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이는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너무 좋아하는데 대용량만 있었다”며 “항암을 하니 많이 먹지도 못하고 먹고 남은 과자는 오롯 가족의 몫이었다”고 했다. A씨는 “하루이틀도 아니고 대용량은 감당하기 어려워 혹시나 하고 지난해 2월28일 동서식품 고객상담실에 전화했다”며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 다른 회사 제품처럼 컵 제품으로 만들어 주실 수 있는지 문의했다. 상담원이 의견을 전달해 준다고는 했지만 바로 피드백이 오지 않아서 잊고 지냈다”고 했다. 그 뒤로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나 A씨는 기사로 동서식품의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접했다. A씨가 원했던 컵 타입 시리얼이었다. 그는 “이렇게 제품으로 출시될 거라고 생각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동서식품이 지난해 8월 출시한 '컵시리얼' 3종./동서식품 그렇게 새해가 밝았고 지난 4일 A씨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2월28일 주신 의견을 수렴해서 전화드린다”는 동서식품 측의 전화였다. A씨는 “(동서식품 측에서) 아이 걱정을 해주면서 제품을 보내준다고 했다”며 “드디어 편지와 같이 코코볼컵 제품이 선물로 도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서식품 여러분 너무 감사하다. 필요해서 문을 두드렸고 그 문을 열어주고 또 손까지 잡아 줬다”며 “갑진년 시작이 너무 행복하고 믿기 어려운 일이 생겼다. 앞으로 우리 아이 잘 치료해서 지난해 여름방학식, 겨울방학식 두 번만 갔던 학교를 좀 더 다닐 수 있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동서식품에서 보낸 코코볼컵 3박스와 편지 사진도 첨부했다. 동서식품 마케팅팀 직원이 보낸 이 편지에는 “자녀분 사연에 깊은 위로의 말씀드린다”며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A씨 사연도 컵시리얼 제품 출시에 틀림없이 많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녀분이 쾌차해서 세상의 다양한 음식과 행복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