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대만 총통 선거서 가짜뉴스 캠페인 시도

2023년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미 정부 소행 주장

북한 사이버 그룹, 한미 외교관·정부 관리 등 공격

◆…중국 정부 지원 해킹 그룹들은 2023년에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미국 정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중국 정부가 올해 한국과 미국, 인도에서 치러지는 주요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AI 생성 콘텐츠를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위협분석센터(MTAC)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사이버 그룹이 올해 선거가 치러지는 한국, 미국, 인도를 겨냥해 자국의 입장에 유리한 내용의 AI 생성 콘텐츠를 만들어 선거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생성 콘텐츠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밈, 동영상, 오디오를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실험은 계속 될 것이며 어느 시점에서는 효과가 입증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AI로 만든 가짜뉴스 캠페인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톰 1376', 혹은 '드래곤브릿지'로 알려진 사이버 공격자가 대만 총통 선거 기간 매우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MS는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지원하는 그룹이 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AI 생성 콘텐츠를 사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AI가 생성한 뉴스 앵커 이용해 가짜뉴스 유포.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사퇴한 궈타이밍 후보가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가짜 음성파일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또한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밈과 AI 뉴스 앵커 등을 이용해 국고 횡령, 사생아 출산 등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유포했다. 

미국에서의 활동도 드러났다. AI 생성 콘텐츠를 사용해 2023년에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미국 정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여론을 바꾸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도 거세졌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 공격으로 지난해 수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가 강탈당했고 미국과 한국의 외교관이나 정부, NGO, 미디어 분야 전문가들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MS가 미 정부의 사이버 보안문제 비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지난 2일 미국 국토안보부 사이버 안전 검토위원회는 중국 정부 지원 해킹 그룹들이 미 정부 관리들의 이메일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MS 보안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