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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춘재가 살해한 초등생 유골 발견하고도 은폐한 경찰…“국가, 2억여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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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가 살해한 초등생 유골 발견하고도 은폐한 경찰…“국가, 2억여원 배상”

입력2022.11.17. 오후 3:48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실체는 경찰이 첫 사건 발생 33년 만에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56)를 특정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보관 증거물에서 DNA를 새롭게 추출한 뒤 수형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사건을 해결했다. 이춘재는 화성에서 발생한 미제 살인 사건 등 총 14건과 성범죄 30여건을 자백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 만료됐다. 사진(왼쪽부터)은 5차 살인사건 당시 수사하는 경찰과 이 씨의 고등학교 졸업사진.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33년 전 경기 화성시 일대 연쇄살인범 이춘재에게 초등학생 딸을 잃은 고(故) 김용복(69) 씨 가족이 국가로부터 2억2000만원을 배상받게 됐다.

수원지법 민사15부(이춘근 부장판사)는 17일 김씨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경찰의 위법 행위로 유족은 피해자인 김모(당시 8세) 양을 애도하고 추모할 권리, 사망 원인에 대해 알 권리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는 유족에게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는 "당시 경찰이 김양으로 보이는 유골을 발견했음에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이를 은닉했다"며 "피해자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인식했는데도 단순 가출 사건으로 종결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조작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유족은 김양의 사망 여부를 알지 못한 채 장기간 고통받았고, 사체도 수습하지 못했다. 이런 피해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회복하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닉했고 국가에 대한 신뢰가 현저히 훼손돼 금전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80년대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는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56)로 밝혀졌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

재판부는 원고인 피해자 부모에게 각 1억원, 오빠에게 2000만의 위자료를 산정했다. 피해자의 부모가 소송을 제기한 이후 숨지면서 위자료 2억2000만원은 모두 오빠에게 지급된다.

앞서 아버지 김용복 씨 등 유족 3명은 "경찰의 조직적인 증거 인멸로 살해사건에 대한 실체 규명이 지연됐다"며 2020년 3월 2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양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께 경기 화성시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졌다. 이 사건은 30년간 미제 가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가 2019년 이춘재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김양 가출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전환됐다.

수사본부가 이춘재로부터 "김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자백과 함께 "범행 당시 줄넘기로 두 손을 결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다.

수사본부는 경찰이 고의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당시 사건 담당 형사계장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2019년 경기도 화성시 A공원에서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유골을 수색하고 있다. 이춘재가 자백한 10건의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하나인 이 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께 화성 태안읍에서 김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것이다. [연합]

30여년 전 경찰이 김용복 씨와 김양의 사촌 언니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양의 줄넘기에 대해 질문한 것이 확인되고, 사건 발생 5개월 뒤 인근에서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됐는데도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혐의가 상당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A씨 등은 공소시효 만료로 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날 법정에는 김용복 씨 부부의 아들이자 김양의 오빠인 김현민(45) 씨가 법률대리인 이정도 변호사와 참석했다.

김용복 씨는 선고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올해 9월 숨졌고, 어머니는 2년 전 소송을 제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오빠 김씨는 "동생의 소식을 기다린 30년보다 소송 판결까지 2년 8개월을 기다리는 게 더 힘들었다"고 밝힌 뒤 "재판부가 국가 책임을 인정하긴 했으나, 당사자인 경찰들이 이 사건에 대한 사죄를 꼭 했으면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변호사는 김용복 씨 부부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지난달 손해배상 청구액을 기존 2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높였다.
 

이춘재의 고등학교 재학시절 모습. [연합]

이 변호사는 "유족 입장에선 마지막으로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제도가 국가배상 손해배상 판결이었는데, 그 책임이 인정됐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손해배상 액수 산정은 책임 정도를 나타내는 건데, 전부 인정되지 못한 측면에서는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 측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피고 대한민국의 소송을 대리한 정부법무공단은 "객관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부득이 가출 사건으로 처리됐던 것"이라며 "이 사건은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폭력 내지 인권 침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해 왔다.

이어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단을 하더라도 당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경찰 이외 다른 경찰은 피해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 이춘재의 자백이 나온 후 대규모 수사본부를 편성해 사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로명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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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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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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