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국내 4번째 환자 발생…검체 채취하던 의료인 감염(종합2보)
입력2022.11.22. 오후 9:42
세 번째 환자 피부 병변 검체 채취하던 도중 주사바늘에 찔려
원숭이두창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내 네번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다.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다 감염된 의료인으로, 해외 유입이 아닌 국내에서 감염된 첫번째 사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세 번째 확진환자가 검사를 위해 입원했던 격리병상의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14일 세 번째 환자의 피부 병변 검체를 채취하다 주사바늘에 찔린 후 고위험 접촉자로 분류돼 능동감시 중이었다.
사고 접수 즉시 원숭이두창 백신 예방접종을 했으나, 지난 18일 의심증상이 발생해 격리병상에 입원했고 이날 오전 자상 부위에 피부 병변이 발생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두통 등 경미한 전신 증상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지금 입원 중인 병원에서 격리해제 시까지 치료할 예정이라고 방대본은 전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지네오스 5천 명분을 국내에 도입해 필수 의료진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네 번째 확진자는 자상 사고 이전의 접종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본 관계자는 "필수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필수 의료진 중 희망자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총 98명이 접종받았다"고 말했다.
네 번째 환자가 접촉한 세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는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내국인이었다.
방역당국은 세 번째 환자 발생 후 역학조사 결과 동거인 등 고위험 접촉자 7명, 중위험 접촉자 9명, 저위험 접촉자 26명 층 42명이 접촉자로 확인됐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방역 당국은 보호구를 미착용한 상태로 확진자의 상처 난 피부나 체액, 비말 등에 노출된 경우나 가족 접촉자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당초 고위험군은 3주간 격리 대상이었지만 방역 당국은 지난 7월 능동 감시 대상으로 기준을 완화했고, 이 환자는 격리가 아닌 능동감시 대상이었다.
방대본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의 중증도와 전파력이 우려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해 내부 검토와 외부 위기관리전문위원회의 의견 등을 토대로 지난 7월 고위험군을 격리 대상에서 능동감시 대상으로 변경하도록 지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1970년 민주콩고에서 사람 감염사례가 처음 나온 이후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유럽, 미주 등 아프리카 외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 22일 첫 환자가 나왔다. 독일서 입국한 내국인이었다.
이어 9월 3일 나온 두 번째 환자 역시 유럽에서 돌아온 내국인이어서 국내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대본은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를 진료할 때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 진료에 대비한 사전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아울러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은 국민에게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99)로 상담해 달라고 안내했다.
mihye@yna.co.kr
고미혜(mihye@yna.co.kr)